[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삼성디스플레이가 LCD(액정표시장치) 사업부 인력 일부를 삼성전자로 전환배치시켰다. 지난해 삼성디스플레이는 LCD 사업을 축소하면서 관련 인력을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사업부로 재배치시킨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사내 재배치가 아닌 삼성전자로 이동을 시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달 초 LCD사업부 소속 인력 수십여명을 삼성전자로 전환배치시켰다. 이들 직원들은 기흥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에서 일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사직한 뒤 삼성전자로 입사하는 형식으로 재배치가 이뤄졌다"며 "이번 전배 대상은 미혼 여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했다"고 말했다. 기혼의 경우 주거 변경, 자녀 교육 문제 등으로 전배가 쉽지 않다고 판단했던 것으로 보인다. 전배되는 직원들은 현재 삼성전자로부터 관련 교육을 받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 1분기 부진한 수익을 낸 이후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대표이사직을 겸직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자회사인데다 권 부회장이 대표를 맡으며 인력이동이 더 자유로워진 측면도 있다. 그룹 관계자는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공정 중 겹치는 부분들이 있다"며 "과거에도 시황에 따라 인력교류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고 전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LCD 사업의 수익성이 악화되자 관련 사업을 대대적으로 축소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천안에 위치한 L5 라인 가동을 중단했고, 올 들어서는 L7 1단계 라인의 설비를 매각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L5라인에서는 주로 노트북, 모니터용 LCD를, L7 1단계에서는 40인치대의 LCD 패널을 주로 생산했었다. LCD 모듈 생산라인도 해외로 이전했다. 자동화가 되지 않은 모듈라인은 인건비가 저렴한 해외에서 운영하는 것이 수익성을 높인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 삼성디스플레이 직원은 "LCD사업을 접는 것이 아니고, 모듈 등 축소된 라인의 직원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것"이라며 "내년 LCD 신제품 개발 등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익성이 악화되는 저가 LCD 제품 비중은 줄이고 관련 인력도 줄인 것은 사실이지만 고부가 LCD 제품군에 대한 투자는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 디스플레이는 3분기부터 LCD 사업이 정상화되며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