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최신 정보통신기술(ICT)을 타고 한글이 세계의 언어 장벽을 뛰어넘는다. 한글날을 기념해 한글과 ICT가 한 데 모인 축제가 열렸다.
9일 서울 광화문 광장 일대에선 한글날을 기념하고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하는 '세계 속의 한글, 평창올림픽에서 꽂피우다' 행사가 열렸다. 미래창조과학부, 문화체육관광부,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함께 개최한 이날 행사에선 자동 통번역 애플리케이션(앱) '지니톡' 시연을 비롯해 한글을 활용한 다양한 행사들이 시민들의 방문을 환영했다.
국적과 연령을 가리지 않고 여러 사람들이 광화문 한글 축제를 찾았다. 스페인에서 온 마리벨씨는 한글날을 맞이해 서울시립대학교 교환학생 친구들과 광화문 광장 나들이에 나섰다. 그녀는 자동 통번역 앱 '지니톡'을 사용한 뒤 "무척 편리하고 신기하다"며 "한국어가 서툴러 겪었던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니톡은 한글과컴퓨터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함께 개발한 통번역 앱이다. 직접 음성을 인식하고 통역할 뿐 아니라 사진 속의 글자나 문자메시지 상의 내용도 바로 번역이 가능하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의 공식 통번역 소프트웨어(SW)로 지정돼 선수, 기자단 등 약 4만여명의 올림픽 방문객들이 함께 사용할 예정이다. 현재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통번역은 개발이 완료된 상태다. 한컴은 연말까지 스페인어, 프랑스어를, 평창올림픽 개최 전까지 러시아어와 독일어, 아랍어에 대한 서비스 개발도 완료할 계획이다.
아들 류성후군(8)과 함께 행사장을 찾은 류성(37·회사원)씨는 "한글날이고 날씨도 좋아 아들과 함께 나들이를 나섰다"며 "아들과 함께 즐기는 여러 체험 행사를 통해 한글의 의미를 배우고 가치를 깨달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끝말잇기와 틀린 글자 찾기 대결을 했는데 생각보다 어려웠다"며 "아들과 함께 하면서 조금 부끄럽기도 하고 재밌기도 했다"며 웃어보였다.
행사장의 지니톡을 한참 동안 사용해 본 김모씨(40)는 "기술이 이 정도까지 발달한 줄 몰랐다. 외국"며 "다만 내 목소리는 잘 알아듣는데 발음이 부정확해서 그런지 딸아이의 말은 잘 못 알아들었다"고 말했다.
평창올림픽을 기원하는 이벤트도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었다. 상대방의 골대에 납작한 공을 집어넣는 미니 아이스하키 게임은 아이들에게 큰 인기였다. 서로 승부욕을 불태우며 진지한 눈빛으로 득점을 노렸다. 땀을 흠뻑 흘린 김장원군(10)은 "한 판 더 하고 싶었는데 뒤에 기다리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나왔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김 군은 인파 속을 헤치며 다른 행사장으로 뛰어갔다.
이 밖에도 전통적으로 진행된 '가훈 써드립니다' 행사, 직접 쓴 글씨를 판화처럼 본뜨는 행사 등 여러 이벤트가 진행됐다.
이날 축사를 맡은 최재유 미래부 차관은 "ICT 기술로 인해 한글을 가로 막는 언어장벽이 사라지고 있다"며 "풍성한 한글날과 함께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도 성공적으로 개최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