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자금 유입 요원…유상증자 앞당길 듯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대우조선해양은 유동성 위기에 숨통을 틔어줄 것으로 기대했던 소난골 인도가 또다시 연기됐다. 받아야 할 10억 달러(약 1조1000억원)중 일부만 먼저 받는 방법을 강구했으나 인도 자체가 미뤄지면서 이마저도 무산됐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이달 말로 예정됐던 앙골라 국영회사 소난골 발주 드릴십 2척 인도가 보류됐다고 지난달 30일 공시했다.
대우조선해양은 당초 6~7월 소난골에 드릴십 2척을 인도해 자금을 확보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소난골측 자금조달에 문제가 생기면서 수차례 인도가 미뤄졌고 대우조선해양은 자금난에 시달렸다. 다행히 전통적으로 거래해 온 선주측으로부터 건조대금을 당겨 받아 9월 4000억원 규모의 기업어음(CP) 상환을 무사히 마쳤다.
유동성 우려는 당분간 사그라들 전망이지만 자본확충 문제가 남아있다. 올 상반기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처한 대우조선해양은 회계말 기준으로도 자본잠식 상태가 지속될 경우 상장폐지된다. 대우조선해양과 채권단은 소난골 연내 인도를 장담할 수 없게된 만큼 유상증자 등 지원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은 채권단 지원 외에 자구안을 강화해 자금 마련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경남 거제 아파트 부지를 비롯해 자산 매각을 통해 올해 말까지 추가 유동성을 확보하기로 했다. 인력과 조직에 대한 쇄신도 조기에 단행한다. 내년 1월 중 근속연수 15년 이상 생산직 포함 1000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하고, 간접지원 직종에 대한 분사·외주화도 내년 2분기까지 끝내기로 했다.
다만 기존 자구안 중에서는 본사 등 부동산 매각이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 5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코람코자산신탁을 선정했지만, 검찰수사 등 악재가 이어지면서 코람코자산신탁이 투자자들을 모집하는데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조선해양은 계약종료를 통보하고, 조만간 캡스톤자산운용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계획이지만 코람코측에서 반발하고 있다. 450억원 규모의 당산동 사옥 매각과 2008억원 규모의 마곡 연구·개발(R&D)센터 부지 매각도 지지부진한 상태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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