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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野 잠룡들의 '롤모델'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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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20일 강연에서 39차례나 다산 언급
김무성-이순신, 반기문-케네디
문재인·안철수, 루스벨트 꼽아
내년 대선 앞두고 '롤모델 전쟁'에 불붙어


與野 잠룡들의 '롤모델' 마케팅 손학규 더불어민주당 전 상임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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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여야 잠룡들의 '롤모델' 전쟁에 불이 붙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역사적 위인을 통해 자신의 정치색과 정치 지형도를 압축해 표현하려는 몸짓이라고 할 수 있다.


정계 복귀 시점을 저울질 중인 손학규 더불어민주당 전 상임고문은 지난 20일 다산 정약용을 롤모델로 꼽으면서 전장을 뜨겁게 달궜다.

손 전 고문은 이날 전남 강진에서 가진 강연에서 "다산의 개혁정신으로 나라를 구하는 데 저를 던지고자 한다"며 화두를 던졌다. 이 강연은 강진에서의 칩거를 마무리하고, 현실 정치로 되돌아오기 위한 '하산식'의 성격이 강했다. 강진은 다산이 18년간 유배됐던 곳이다. 손 전 고문은 1시간여의 강연 동안 무려 39차례나 다산을 언급했다. 그는 ""힘이 남아 있다면 목숨이 다할 때까지 나라와 국민을 위해 길을 찾으라고 독려해 주셨다"며 다산으로부터 일종의 '계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손 전 고문이 다산을 강조한 건 당장 현실 정치에 복귀하기보다 '트레이드 마크'인 민생 탐방을 이어가면서 제3지대론에 군불을 때기 위해서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손 전 고문 외에도 유력 대권주자들은 역사적 인물에 빗대 자신의 정치색을 드러내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는 기회 있을 때마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을 강조한다. '호국' '강한 리더십'의 이미지를 덧씌우려는 노력이다. '무성대장'이란 평소 애칭과도 잘 맞아떨어진다는 평가다.


정치권에서 '이순신 마케팅' 바람이 불던 지난 2014년 김 전 대표는 영화 '명량'을 관람하며 충무공 정신을 되새겼다. 최근 호남지역을 중심으로 한 민생탐방도 충무공의 백의종군을 벤치마킹했다는 소리가 흘러나올 정도다.


與野 잠룡들의 '롤모델' 마케팅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오찬을 함께 하고 있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오른쪽)


충북 음성 출신인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은 고교시절부터 삶의 우상으로 J. F. 케네디 미국 대통령을 꼽아왔다. 그는 고교 3학년이던 1962년 적십자 후원으로 워싱턴DC를 방문해 케네디 대통령을 만난 뒤 직업 외교관의 꿈을 키웠다.


이밖에 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는 지난 대선 때부터 미국의 루스벨트 전 대통령을 롤모델로 삼아왔다. 전무후무한 미 역사상 4선 대통령인 루스벨트는 진보와 중도를 아우르는 통합 리더십으로 유명하다.


與野 잠룡들의 '롤모델' 마케팅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공동대표(가운데)


하지만 두 야권 잠룡들이 루스벨트를 롤모델로 꼽은 이유는 각기 다르다. 문 전 대표는 "진보적이면서 통합적인 리더십이 존경스럽다"고 밝혔고, 안 전 대표는 위기 극복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문 전 대표는 다양한 정견을 가진 관료를 확보해 국민의 지지를 유도했다는 데 방점을 찍은 반면 안 전 대표는 1930년대 대공황과 2차 세계대전 등 위기를 극복했다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하지만 정치인들의 롤모델은 가변적이다. 4년 전 대선 경선 당시 문 전 대표는 다산을 롤모델로 꼽았었다. 반면 손 전 고문은 세종대왕을 롤모델로 삼아 광화문 세종대왕상 밑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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