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한민구 국방부장관은 21일 "어느 나라가 어떠한 병력을 충원하는 방식을 가질 것인가 하는 문제는 그 나라가 당면한 위협과, 위협에 대응하는 군사력 규모를 우선 판단해야 한다"며 "우리 군(軍)은 50만명의 상비군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안보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모병제 등의 주장을 주관을 갖고 막을 수 있나'라는 김중로 국민의당 의원의 질의에 "이것(적정한 병력규모 판단) 없이 모병제를 얘기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한 장관은 우선 모병제 도입논의에 앞서 적정한 병력규모에 대한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통상 세계적으로 적(敵)의 위협이 큰 나라는 징병제를 택한다"며 "모병제를 논의하려면 1차적으로 검토해야 할 상황은 북한의 120만 병력에 대해 어느정도 군사력을 갖춰야 하는지에 대한 전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적이 없는 유럽은 냉전 이후 군사력 규모를 20~30만 규모로 유지하고 있는데 간부가 절반이니 나머지 사병은 모병에 의해 충분히 유지된다"며 "그러나 (한국은) 50만명을 유지한다면 어떻게 모병으로 충원 할 수 있을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 장관은 핵무장론에 대해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그는 "국방장관으로서 핵무장 또는 전술핵 재배치와 같은 논의가 나오는 상황에 대해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정부가 한반도의 비핵화를 목표로 최선의 노력하는 상황이고, 군은 북한의 핵미사일에 대해 우리의 가용능력, 우리의 동맹인 미국의 가용능력을 총합해 맞춤형 억제전략이라는 개념으로 (북핵에) 억제 및 대응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보복계획이 비현실적이란 김 의원의 질의에도 한 장관은 "분명한 의지와 역량을 갖고 있다"며 "엄중한 상황에 국가 안위와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정부와 국방부에서 그렇게 함부로 의지나 역량과 태세가 갖춰지지 않은 일을 말씀 드릴 수는 없다"고 밝혔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