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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워치]潘 총장 유종의 미와 북핵 실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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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워치]潘 총장 유종의 미와 북핵 실마리 황준호 뉴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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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부터 추석 연휴 기간 미국을 찾은 국회의장과 3당 대표 일행은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미국 정계는 북한의 핵실험 및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한미 동맹은 굳건하다"는 답변을 내놨다.

이들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주자의 '한미 FTA(자유무역협정)가 미국인의 일자리를 뺏었다'거나 '동맹국들이 무임으로 미국에게 안보를 맡긴다'는 발언 등에 대해서도 "대통령과 의회는 별개"라는 답을 받았다.


3당 원내대표들이 모처럼 만에 의기투합해 먼 곳까지 온 결과, "성공적인 활동을 했다"고 자평하는 이유다.

그래도 이들이 뽑은 이번 방미 일정의 첫 번째 수혜자는 본인들이 아니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었다.


반 총장은 이들과의 만남에서 "1월 중순 이전에 귀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대통령 등에게 보고할 자리를 갖겠다고 자기 계획을 소상히 소개했다. 반 총장의 예상보다 이른 귀국은 이내 대선 행보로 읽혔다.


아쉬운 것은 사무총장 임기가 아직 100일 남짓이나 남았다는 점이다.


반 총장은 10년 전인 2006년 10월10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진 북한 핵실험 긴급 현안질의에 외교통상부 장관으로서 참석한 바 있다. 그는 "사무총장의 권능을 최대한 발휘해 북핵 문제를 가장 먼저 짚어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10년이 지난 현재, 북한은 날이 갈수록 국제 사회에 대한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초강력 제재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그가 꼽은 첫 번째 과제가 아직 풀리지 않은 셈이다.


'북한은 현재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 속에서 도발에 나설 정도로 절박한 상황"이라고 해석하는 오준 유엔 주재 한국대사와 같은 사람도 있다.


그러나 3당 대표는 "미 의회에서 '제재만으로 북한을 막을 수 있냐'라고 물어보기도 했다"면서 "미 의회도 북한의 핵능력이 진척됐다는 사실에 놀라는 분위기였다"라고 전했다.


100일도 남지 않은 반 총장의 임기가 아쉬운 이유다.


반 총장은 3당 대표들에게 "12월 31일쯤 짐을 싸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그 정도로 바쁘다는 의미이다. 그에게는 북핵 문제 외에도 연내 파리 기후변화협약(파리협정) 발효 등 조만간 빛을 볼만한 과제도 있지만, 향후 지속적인 논의가 필요한 난민 문제 등도 과제로 남아 있다.


다만 반 총장이 바쁜 임기 중에도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실마리를 마련한다면, 그의 귀국길은 조금 더 가벼워 지지 않을까.


국제사회의 중재자로서 풀지 못한 실마리를, 한 국가 수장에게서 기대하기는 더욱 어려운 일인지도 모른다.


반 총장이 늘 말하는 '유종의 미'를 거두기를 기대할 뿐이다.




황준호 뉴욕 특파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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