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정부가 건설업계 수출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한국형 스마트시티' 수출에 사활을 걸고 나섰다. 중국, 중남미, 아시아 개발도상국의 도시화가 급격히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정보통신기술(ICT)과 에너지 재생 부문 등에 강점을 보유한 노하우를 접목시켜 해외건설 수주 가뭄의 반전카드로 활용하겠다는 복안이다.
국토교통부는 이달 초 삼성동 코엑스에서 '2016 글로벌인프라협력콘퍼런스(GICC)'를 개최했다. 세계 49개국 인프라 관련 장ㆍ차관급과 사업 발주기관 94곳의 고위급 인사 136명,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국제금융기관 7곳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각 국은 발주할 주요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인프라 사업과 관련한 국제금융 활성방안 등을 논의하고, 한국기업과 일대일 비즈니스 상담도 진행했다.
국토부는 GICC 행사 기간동안 국내 민관 수출 추진단의 성과도 점검했다.
관계부처ㆍ유관기관과 공동으로 '한국형 스마트시티(K-Smart City) 수출추진단' 제2차 운영위원회를 열고 ▲도시 인프라 ▲에너지ㆍ환경 ▲ICT 솔루션 등 분과위원회 별로 그간의 운영성과를 발표하고, 스마트시티 해외사업 추진 현황을 공유했다.
전 세계 17개국에 파견돼 있는 해외 주재관들로부터 각 국의 스마트시티 정책과 사업 추진 동향에 대한 발표를 듣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김경환 국토부 1차관은 "4차 산업의 플랫폼이자 부가가치가 매우 높은 스마트시티를 미래 유망 수출상품으로 적극 육성할 필요가 있는 시점"이라며 "수출추진단을 중심으로 유기적인 협업 하에 가시적인 성과를 구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부의 분주함과 달리 사업성과 구체화는 아직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이번 '2016 GICC'에서 실제 일대일 상담이 이뤄진 것은 단 23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3년부터 매년 진행되어온 국제행사인데다 참여 국가 및 발주처를 감안하면 내세울만한 성과라고 보기 어렵다.
행사에 참여한 한 건설업체 임원은 "발주 기관들이 스마트시티에 대한 이해가 생각보다 낮아서 개념을 전달하는 수준에 그쳤다"며 "해외시장 정보에 대해 풍부한 데이터를 쌓을 수 있었던 점은 고무적이었지만 구체적인 비즈니스 성과를 창출하기까지는 넘어야할 산이 많아 보였다"고 말했다.
정부가 스마트시티 해외 진출에 대한 장밋빛 청사진만 제시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동 등 대부분 개도국이 배후 주택, 교통시스템 등 사업 진행을 위한 기본적인 인프라 구축이 우선되어야 하는 마당에 첨단시스템을 강조하는 접근이 적절하냐는 것이다.
조태진 기자 tjj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