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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사이다처럼 시원한 정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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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사이다처럼 시원한 정책이 필요하다 정우택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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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그 어느 해보다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 입추가 지나고 말복이 지났는데도 그 열기가 식지 않아 밤에는 열대야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고 낮에는 너무 더워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줄줄 흘러 무력감마저 느낄 정도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5일까지 보름간 서울 지역의 평균 기온은 역대 최악의 폭염으로 기록된 1994년의 같은 기간 평균 기온 섭씨 29.4도보다 0.3도 높은 29.7도로 기록됐다. 8월 들어 서울의 평균 기온은 109년 만에 가장 높았다.

하지만, 올해 뜨거운 폭염보다 더 뜨거운 논란을 일으킨 것은 사용량에 따라 최대 11.7배까지 차이가 벌어지는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이다. 우리나라 4인 가구의 월평균 전력사용량은 342㎾h로 5만3000원 정도의 전기요금이 발생하지만, 여름에 에어컨을 하루 8시간씩 쓰면 요금은 32만1000원, 12시간씩 사용하면 47만8000원으로 급증한다. 한 마디로 요금 폭탄이 되는 것이다. 이처럼 뜨거운 가마솥 같은 더위에 일반 가정집에서는 에어컨이 '현대판 자린고비'로 자리 잡고 있다.


현행 전기 요금은 사용하는 용도에 따라 가정에서 쓰는 주택용과 상가 등을 대상으로 하는 일반용, 그리고 제조업 등에 사용되는 산업용, 교육용 등으로 구분해서 차등 적용되고 있다. 그런데 일반용, 산업용 등과는 달리 주택용 전기요금에만 누진제가 적용돼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이다.

주택용 전기 요금 누진제는 지난 1974년 제1차 석유파동 때 기름 값이 비싸 전기가 부족하니까 주택용에는 비싼 요금을 물려 에너지 절약을 유도하고, 산업용에는 싼 요금으로 지원을 해주기 위해 도입돼 40여 년간 이어져 왔고 현재의 6단계 누진제는 2007년부터 시행되고 있다. 지난 40여 년 동안 산업발전을 위해서 가정이 희생해 왔다는 반론이기도 하다.


연일 뜨거운 가마솥 같은 더위에도 전기요금 폭탄 걱정 때문에 에어컨 사용을 자제할 수밖에 없는 국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어도 정부는 당초 부자감세와 전력대란의 우려 때문에 현행 누진제를 개편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주에는 전국 1400여개 초·중·고교가 짧은 여름방학을 마치고 개학한 가운데 일선 학교에선 꺾일 줄 모르는 폭염과 전쟁을 치르고 있다. 상당수 학교에서는 '전기 요금 폭탄' 걱정에 에어컨 가동을 줄이면서 학생들은 무더위 속에서 고통을 겪고 있다. 올해에도 '찜통 교실'이 재현된 것이다.


이에 필자는 교육용 전기요금의 경우 농사용 전기요금을 넘지 않도록 해 학생들이 찜통 교실, 얼음 교실에서 벗어나 쾌적한 교육 환경에서 학습할 수 있도록 지난 6월에 19대 국회에 이어 '전기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교육용 전기 요금마저도 정부는 교육용 전력의 단가가 여전히 낮고 누진제도 적용하지 않기 때문에 형평성 차원에서 교육용 전기 요금의 인하가 어렵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강경한 입장의 정부가 최근에 변화가 생겼다. 이러한 국민들의 목소리에는 귀를 닫고 있던 정부는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서야 올 7,8,9월에 한해 일시로 누진구간을 50㎾h 각각 상향조정하고, 누진세 완화에 대한 당정협의를 시작한다고 하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정부는 언제나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뜨거운 폭염 속에서도 전기요금폭탄과 가족들의 건강, 학생들의 교육 사이에서 갈등하는 국민들의 마음을 이해해야 할 때인 것이다.


당정 태스크포스(TF)에서 전기 요금체제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가 이뤄진다고 하니 이제는 이 뜨거운 여름을 식힐 수 있는 사이다처럼, 국민들의 목소리가 반영된 시원한 정책이 발표되길 바란다.




국회의원 정우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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