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자신이 더 힘겨운 순간인데, 국민에게 "죄송하다"는 영웅 바라보며 가슴 저릿
[아시아경제 권성회 기자, 이진경 디자이너]
“죄송합니다.”
리우 올림픽 사격 남자 10m 공기권총 결선에서 진종오 선수가 5위를 기록한 뒤 경기장을 떠나며 남긴 말입니다.
올림픽과 같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에서 아까운 성적을 기록한 선수들이 종종 하는 말입니다. “국민 여러분들을 실망시켜 드려 죄송합니다.”
20년 만에 여자 유도 결승에 오른 48kg급의 정보경 선수도 값진 은메달을 수확했지만 경기 후 "스타트를 금메달로 끊고 싶었는데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남자 유도 60kg급의 김원진 선수는 통한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김원진 선수는 메달 획득에 실패한 뒤 “코치님, 부모님, 동료에게 죄송하다"고 한 뒤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남자 수영 자유형 400m 결선 진출 실패에 이어 200m에서도 예선 탈락한 박태환 역시 “기대를 채워드려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선수들의 말은 그동안 한국스포츠에 존재해왔던 ‘1등 우선주의’ 때문일 것입니다. 국가대표 선수들과 국가 경쟁력을 동일시하는 국민들의 ‘지나친 기대감’이 존재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특히 비인기 종목은 올림픽 때만 ‘반짝 관심’을 받게 되죠.
하지만 올림픽을 보는 사람들의 시선에도 점차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인터넷 댓글에서도 질타보다는 ‘응원과 격려’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세계 무대에서 당당히 자신의 실력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국민들에게 자랑스러운 모습입니다. 미안해 할 필요 없습니다. 좋은 성적이 아니어도 고개 숙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아직 일정이 남은 선수들도 후회 없는 경기 펼칠 수 있도록 열심히 응원하겠습니다. 대한민국 선수단 파이팅!
권성회 기자 street@asiae.co.kr
이진경 디자이너 leejee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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