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투자펀드 수익률 13.8%
동남아 주요국 경제 호황 영향
[아시아경제 김원규 기자] 올해 해외주식형 펀드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린핀 등 동남아시아 국가에 투자하는 '신흥아시아펀드'가 선전하고 있다.
3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동남아시아에 투자하는 33개 신흥아시아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13.80%를 기록하고 있다. 브라질(42.40%), 러시아(18.84%)에 이어 세번째로 높은 수익률이다. 특히 전체 해외주식형펀드가 -4.36%인 것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수치다.
개별 펀드가운데서는 삼성아세안플러스베트남펀드가 17.91%로 수익률이 가장 높다. 삼성아세안펀드(16.15%), HDC베트남적립식펀드(15.84%), KB아세안펀드(13.93%), NH-Amundi인도네시아포커스 펀드(13.10%)가 2~5위를 차지했다.
신흥아시아펀드의 강세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의 경제 호황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지난해 베트남(6.68%)과 필리핀(6.1%), 인도네시아(4.8%)는 5% 내외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올해 경제 성장률은 베트남 6.2%, 필리핀 6.3%, 인도네시아 5.1%에 이를 것으로 세계은행은 전망했다.
동남아시아 국가의 경제 상황이 좋아지면서 국내 자산운용사들도 동남아시아에 투자하는 펀드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올 상반기 신규 설정된 신흥아시아펀드는 75개로 지난해(16개)의 4배로 증가했다.
지난 6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투표 이후 동남아시아 국가가 새로운 투자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주가 상승에 힘이 붙었다. 브렉시트 찬반 투표 날이었던 지난 6월23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IDX종합지수는 4874.31 기록한 이후 약 10% 상승하며 지난 2일 5361.57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베트남 호찌민VN지수와 태국 SET지수 역시 5% 이상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문수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브렉시트가 결정된 이후 동남아시아 시장이 오히려 강한 모습을 보였다"며 "그간 상대적으로 관심이 미미했던 동남아시아 시장을 재조명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하반기에도 지금과 같은 경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대외 변수에 취약한 점은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동남아시아 국가 대부분이 경제 기초 여건이 부실하고 재정건전성이 취약한 편"이라며 "이번 하반기에 미국의 금리인상 소식과 환율의 움직임 등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원규 기자 wkk091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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