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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미스코리아 60년 역사의 빛과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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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코리아 60년 기념집… 사진·인터뷰·신문스크랩·표 등으로 역사 돌아봐

[책]미스코리아 60년 역사의 빛과 그림자 미스코리아 60주년 기념집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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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미스코리아, 아무나 되는 줄 알아? 어차피 본선무대에선 전 국민이 이걸 본다. 텔레비전을 켜고 눈에 불을 켜고 대한민국 모든 남자들이 지켜본다. 가면을 벗고 돈을 걸쳤다고 생각해. 외로움을 벗고 인기를 입었다고 생각해. 네 인생, 이 길만 걸어가면 평생이 달라진다." MBC 드라마 '미스코리아(2013년)'에서 미스코리아 진을 여럿 배출한 미용실 원장 마애리(이미숙)의 말이다. 지하철을 함께 탄 미스코리아 지망생에게 수영복 차림으로 당당하게 걸으라고 주문한다. 미스코리아 출신이기도 한 그는 제자에게 환상을 심어주지 않는다. 독설로 현실을 직시하게 한다.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는 성공과 부를 위해 자신을 내던지는 곳이다.

첫 대회는 1957년 5월19일 열렸다. 주최사 한국일보는 4 월6일자 1면에 사고(社告)를 내 참가를 독려했다. 신청자는 쉰일곱 명. 빈곤과 절망에 빠진 국민에게 활력을 불어넣고, 대한민국의 재건을 세계에 알리고자 한 취지를 무색하게 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행사장은 몰려든 인파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가정에 텔레비전이 보급되면서 관심은 더욱 커졌다. 대중매체의 영향으로 성가가 높아지면서 당선자들의 왕관도 반짝반짝 빛났다. 많은 여자 아이들이 장래희망에 미스코리아를 적어낼 정도였다. 진ㆍ선ㆍ미에 뽑힌 여인들의 얼굴은 그해 미인의 기준이 됐다. 1989년 선 고현정, 1988년 진 김성령, 1992년 미 이승연, 1991년 선 염정아, 1989년 진 오현경 등은 연예계에 데뷔해 스타덤에 올랐다.


[책]미스코리아 60년 역사의 빛과 그림자 오현주 양 등 미스코리아 당선자들이 시가행진을 하는 것을 보기 위해 수만의 관중들이 서울 중앙청 앞 대로변를 메우고 있다.

이 책은 미스코리아의 60년 역사를 상세하게 전한다. 출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를 큼지막한 사진과 신문 스크랩, 표 등을 통해 보여준다. 당시 사회를 대변하는 사진도 함께 배치해 추억을 소환한다. 역대 미스코리아들의 현재 모습도 엿볼 수 있다. 1963년 준 미스코리아 김태희와 1970년 진 유영애, 지난해 진 이민지의 대담을 비롯해 김성령, 2002년 진 금나나, 2005년 진 김주희 등의 인터뷰를 실었다. 미스코리아에 대한 고마움이 주된 내용이다. 백 스테이지의 혹독한 준비 등은 설명하지 않는다. 60주년 기념집이다 보니 대중문화 콘텐츠로서 미스코리아가 쌓은 가치에 초점을 둔다. 국내 패션ㆍ헤어스타일ㆍ메이크업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당시 대회가 사회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 등이다. 비매품이다.


미스코리아의 위상은 이전만 못하다.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긴다는 비판에 직면해 추락했다. 한때 지상파에서 생중계할 만큼 국민적 행사였으나 1990년대부터 여성의 성을 상품화한다는 오명에 시달렸다. 한국여성단체연합 등은 여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심화시킨다며 폐지를 촉구했고, 결국 2002년부터 선발대회는 케이블 방송에서 중계한다. 불미스런 일도 많았다. 당선자가 주최 측에 돈을 건넨 사실이 여러 차례에 걸쳐 드러났고, 채점 오류로 심사가 다시 이뤄지기도 했다. 참가자들의 엄청난 준비 비용도 문제로 지적됐다. 2007년 미에 당선됐으나 낙태 스캔들로 자격을 잃은 참가자의 어머니는 "수천만원 드는 것이 아니다. 안동에 있는 아파트까지 팔았다"고 했다. 2012년에는 진에 뽑힌 참가자가 성형 의혹으로 네티즌의 비난을 받았다. 모두 이 책에 기술되지 않은 내용이다.


[책]미스코리아 60년 역사의 빛과 그림자 제1회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포스터


그럼에도 미인대회를 꿈꾸는 여성은 여전히 많다. 전국에서 열리는 대회만 연간 100여개다. 난립으로 불신이 점차 가중되고 있다. '제 눈에 안경'이라는 말이 있듯이 '아름다움'에 대한 개의 취향과 기준은 제각각일 수밖에 없다. 미스코리아는 그런 대중의 의식을 오랫동안 지배했다. 미인의 기준을 획일적인 잣대로 은연중에 강요했다. 이 책은 그렇게 만든 성과를 나열하고 있지만 당선자들의 입을 통해 타개책도 모색한다. 김주희의 설명이 가장 인상적이다. "외모가 예쁜 친구들은 연예기획사가 얼마든지 뽑을 수 있잖아요. 연예인보다 예쁘진 않아도 다른 매력을 지닌 보물을 찾아내는 대회가 되길 바랍니다. 미스코리아가 다르다는 걸 보여주면 부정적인 인식도 바뀌지 않을까요."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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