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중국의 전자제품 기업 화웨이가 삼성전자 등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특허공세에 나선 것은 중국이 이제 기술추격을 넘어 기술추월에 나서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중국의 주요 기업들은 이미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들과 함께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 특히 화웨이는 세계 지적재산권기구의 집계에서 2014년 3442건, 2015년 3898건의 특허를 신청해 2년 연속으로 특허신청 1위를 차지했다.
작년 기준으로 특허신청 2∼5위는 미국의 퀄컴(2442건), 중국의 ZTE(2155건), 한국의 삼성(1683건), 일본의 미쓰비시전기(1593건)였다. 애플은 화웨이와 특허 교차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연간 수억 달러 규모의 로열티를 지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에 화웨이는 애플에 특허 769건을, 애플은 화웨이에 특허 98건을 사용토록 서로 허용했다.
화웨이는 매출의 약 7분의 1을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으며 이는 애플, 구글, 삼성 등과 비슷한 수준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 한국과 중국의 제조업 상장기업을 기술수준별로 분류하고 경쟁력을 분석한 결과, 저기술ㆍ중기술 수준에 속하는 기업은 중국이 한국을 앞서고, 고기술ㆍ하이테크 기업도 중국의 추격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기술 수준 기업의 경우 2007년 8개 지표 중 중국이 6개, 한국이 2개가 앞섰지만 2014년에는 중국 7개, 한국 1개로 한국이 우위에 있는 지표수가 감소했다. 또 중기술 수준 기업은 2007년 중국 4개, 한국 4개로 양국이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2014년 중국 6개 한국 2개로 한국이 뒤쳐졌다. 한편 고기술ㆍ하이테크 수준 기업은 2007년 중국 3개, 한국 5개였으나 2014년 중국 4개, 한국 4개로 동일하게 나타났다.
한국과학기술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중국 기술이 우리나라 수준에 도달하는 데 필요한 시간은 전자산업의 경우 2008년 3.4년에서 2014년 1.8년으로 줄었다.기계산업은 같은 기간 3.4년에서 1.7년으로 줄었고 석유화학산업은 1.9년에서 0.4년으로, 철강금속산업은 1.0년에서 0.9년으로 각각 단축됐다.
다만 세부 품목을 보면 디스플레이(2.9년), 고부가 선박(3.6년), 반도체 제조장비(3.2년), 로봇(2.8년) 등에서는 아직 3년 정도의 격차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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