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사람이 중심이 되는 기술, 기업 입장에서 수익성을 따지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기술을 효과적으로 보급하는 것이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분야다."
윤송이 엔씨소프트문화재단 이사장은 1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휴먼테크놀로지어워드 2016'에서 '인간을 위한 디지털 기술과 비영리재단의 역할'에 대해 발표했다.
윤송이 이사장은 "엔씨소프트가 15주년이 될 때(2012년) 엔씨문화재단을 만들었는데 우리 회사라서 잘 할 수 있는 일은 기술을 활용해 소외계층이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돕는 것이라 생각했다"며 "그런 관점에서 관심을 갖게 된 것이 커뮤니케이션이었다"고 설명했다.
윤 이사장은 "한국어만 사용하는 우리나라에서 기업들이 수익을 목적으로 AAC를 개발하기에는 한계가 있고, 비영리재단인 엔씨문화재단이 수익보다는 사회적으로 영향을 줄 수있는 분야라고 생각해 집중하게 됐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문화재단이 개발한 프로그램은 의사 표현이 어려운 발달장애인들을 위한 'AAC(보완대체의사소통)' 프로그램이다. 국내에서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지적·자폐성 장애를 가진 학령기 아동은 약 3만명에 달한다. 그러나 국내에 출시된 한국어 기반 AAC 기기의 가격대는 70만~300만원대로 상당히 비싼 편이다.
이에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11월 장애 정도에 따라 선택해서 쓸 수 있는 스마트폰 기반 AAC 앱을 내놨고, 지난 4월에는 그림판을 직접 제작할 수 있는 '나의 AAC PC'를 출시했다.
윤 이사장은 "커뮤니케이션을 어떤 식으로 해야하는지, 무엇을 목표로 해야하는지 불분명하고, 소통이 어려운 자폐성 발달장애인들의 요구를 파악해야 하는 전문성이 요구되는 작업이었다"며 "4~5년간 꾸준히 니즈를 파악하고 장애가정의 요구를 청취해 세번째 업데이트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이사장은 강연에서 휴허 MIT 미디어랩 교수의 사례를 들며 사회 변화를 가져다주는 '사람을 위한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윤 이사장은 "인간을 위한 기술을 소개할 때 암벽 등반하다가 다리를 잃은 휴허 교수가 떠오른다.그는 MIT 바이메카트로닉스 연구팀을 이끌며 세계 최고수준의 전자 의족을 개발했다"며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해 제작된 입는 로봇(엑소스켈레톤)이나 안과가 없는 아프리카의 저시력자를 위해 개발된 휴대용 시력측정기 같은 기술 들이 재단 설립에 많은 영감을 줬다"고 말했다.
윤 이사장은 휴허 교수의 말을 인용해 강연을 마무리했다.
"인간은 무너지지 않는다. 결코 부서질 수 없다. 기술이 완전하지 않은 것이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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