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현대상선 용선료 협상 타결…'막전막후 111일간의 기록'

시계아이콘02분 04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현대상선이 구조조정의 최대 난제였던 용선료 협상이 타결됨에 따라 정상화에도 탄력을 받게 됐다. 지난 2월22일 유럽지역에 협상단을 파견하면서 시작된 용선료 협상 111일간의 기록을 정리해봤다.


◆111일의 드라마 숨은 주역들= 현대상선의 '111일 드라마'는 너무나 극적이었고, 그때마다 숨은 주역들의 '결정적인 한수'가 자리잡고 있었다. 무엇보다 협상단을 이끌었던 마크 워커 변호사의 역할이 컸다. 워커는 국제금융과 기업채무 전문가로 관련 업무만 30년 넘게 해온 배테랑 변호사로, 지난 1998년 외환위기 당시 한국정부의 채무조정의 길을 열며 우리 정부로부터 수교훈장 흥인장을 받았던 인물이다.

이번 협상은 '목표 인하폭'과 '마감시한' 등 협상 포인트를 상대 선주들에게 모두 내보이면서 시작된 절대적으로 불리한 협상이었다. 30%에 이르는 인하폭에 대해서도 선주간 이견이 크게 엇갈렸고, 최후까지 포커페이스를 고수하는 선주들 22곳 사이에서 힘든 막판 조율 과정이 이어졌다. 지난달 18일 컨테이너 선주 5곳과 최종담판을 벌이려고 했지만 "선주간 인하폭이 다르다"며 항의가 쏟아졌고 치킨게임 양상으로 치닫는 듯 했다. 하지만 워커는 해외 선주들의 압력에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협상 원칙을 지켰다.
  
협상의 일등공신인 마크 워커와 현대상선과 인연을 맺게 된 배경에는 변양호 전 보고펀드 대표(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가 있었다. 외환위기 당시 외채협상단으로 함께 활동했고, 현재 밀스타인 한국 자문역으로 있는 변 전 대표가 가교 역할을 하며 한진해운이 아닌 현대상선 협상팀에 합류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상선 등기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고 백의종군한 현정은 회장도 '편지'로 숨은 조역 역할을 톡톡히 했다. 현 회장은 영국 조디악의 에얄 오퍼 회장에게 '자신은 회사를 물러나지만, 현대상선을 도와달라'는 이메일을 보냈고, '난공불락'이던 조디악의 입장 변화를 이끌어냈다. 탁월한 논리와 철저한 준비로 마크 워커와 합을 맞춘 김충현 현대상선 최고재무책임자(CFO)의 활약도 컸다. 촘촘한 역할 분담을 통해 마크 워커와 지근거리에서 합을 맞췄다.

현대상선 용선료 협상 타결…'막전막후 111일간의 기록' 지난달 18일 서울 연지동 현대상선 본사에서 마크 워커(사진 오른쪽)와 김충현 현대상선 최고재무책임자(CFO)가 해외 컨테이너선주들과의 용선료 단체협상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AD


◆현대상선-22개 선주사 협상으로 본 게임의 룰= 현대상선과 해외 선주들과의 이번 협상은 의견접근에 이르기까지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양측의 이해를 감안할 때 협상타결은 수순이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합의 결과에 따라 현대상선을 비롯한 이해 관계자들이 윈윈하거나 모두 패자가 되는 극단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대상선은 금융당국이 정한 데드라인(5월20일)을 이틀 앞두고 컨테이너선주사 5곳과 단체협상을 통해 최종담판을 벌이려고 했지만, 협상은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한 채 끝이 났다. '먼저 양보하겠다'고 나서는 선주가 없었기 때문이다. 선주들은 협상 초기부터 다른 선주들과의 협상 결과를 보고 인하 여부를 결정하는 게 실익이 크다고 판단하며 결단을 미뤄왔다.


그런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데드라인' 패를 깔고 선주사들을 압박한 것은 실수였다. 협상의 키는 선주들이 쥐고 있었고, 시간도 그들의 편이었다. 다급했던 채권단은 법정관리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소득은 없었다. 오히려 데드라인을 활용한 쪽은 해외 선주들이었다. 그들은 이 시간을 최대한 유리하게 활용해 인하폭 조정 등 그들이 원하는 걸 최대한 얻어내고자 했다.


현대상선 용선료 협상 타결…'막전막후 111일간의 기록' 현대상선 컨테이너선


◆40년 만에 현대 떠나 새주인 맞는 상선= 현대상선은 10일 컨테이너 선주사들 5곳과 20% 수준의 용선료 조정에 대한 합의에 도달했고, 벌크 선주사들 17곳과는 25% 수준에서 합의 의사를 받아냈다고 밝혔다. 이달말까지 22개 모든 선주사들과 본계약 체결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상선은 이번 협상을 통해 향후 3년 6개월간 지급예정인 용선료 약 2조5000억원 중 약 5300억원에 대해 일부는 신주로 지급하고 나머지는 장기 채권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이로써 현대상선은 향후 3년6개월간 1년 평균 5300억원의 현금 지출이 줄어들고 안정적으로 영업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현대상선은 앞서 지난달 31일과 1일 올해와 내년 만기가 돌아오는 총 8043억원 규모의 공모사채 사채권자와의 채무재조정에도 성공함에 따라 앞으로 해운동맹(디얼라이언스) 가입까지 마무리하면 자율협약 조건을 모두 충족하게 된다.


채권단은 이에 맞춰 다음달께 7000억원 규모의 출자전환 등 채무재조정에 돌입하게 된다. 대주주 지분을 7대 1로 줄이는 추가 감자안이 확정되면 현 22.6%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측 지분율은 4.0%로 줄어든다. 이어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사채권자ㆍ해외 선주의 출자전환 지분이 신규 상장되면 기존 대주주 지분은 1.4%로 떨어지게 되고 채권단이 40%의 지분을 확보하며 최대주주가 된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