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사용자협의회)와 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10일 성과연봉제 도입 여부 등을 놓고 3차 산별중앙교섭을 벌였으나 입장차만 재확인한 뒤 빈손으로 돌아섰다. 향후 노조 측에서 산별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4차 산별중앙교섭은 오는 16일 가질 예정이다.
이날 오후 사용자협의회와 금융노조는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약 1시간20분에 걸쳐 교섭을 진행했으나 진전을 보지 못했다. 대표교섭위원단으로는 하영구 전국은행연합회장을 비롯해 박종복 SC제일은행장ㆍ손교덕 BNK경남은행장ㆍ오태균 KEB하나은행 HR본부장(이상 사측)과 김문호 금융노조위원장 등 노조 관계자가 참석했다.
이번 3차 교섭에서는 앞서 노측이 제시했던 ▲임금 4.4% 인상 ▲성과연봉제 등 개인별 성과차등 임금제도 금지 ▲낙하산 인사 및 관치금융 근절안 ▲모성보호 처우 개선 ▲사회양극화(비정규직 등) 해소 등 안건에 대해 사측이 의견을 제시하는 과정이 주를 이뤘다. 다만 사측은 이들 대부분 안건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지난 2차 교섭에서 노측에서 '전체 철회' 의견을 밝혔던 사측 안 ▲임금동결 ▲성과연봉제 도입 ▲신규직원 초임조정을 통한 신규채용 확대 ▲저성과자 관리 방안 도입 등에 대해서도 사측에서 '철회 불가' 입장을 내놨다. 좀처럼 의견이 좁혀지지 않자 교섭 막판 양측에서 고성이 오가는 등 감정싸움으로 격화되기도 했다.
하 회장은 교섭 종료직후 "사측 의견을 전달하는 자리였다"고 짧게 말했다. 이어 만난 노측 관계자는 일각에서 제기된 교섭 결렬 가능성에 대해 "아직 얘기할 단계는 아니다"면서도 "지금처럼 사측이 전혀 입장 변화를 보이지 않는다면 최악의 경우 결렬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만일 향후 교섭이 진전되지 않아 노측에서 결렬을 선언할 경우,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조정 신청이 들어가게 된다. 통상 중노위에서는 15일 이내로 답변이 나오지만, 사안에 따라 늦어질 수도 있다. 중노위에서는 재조정 권고 등 행정지도를 내놓거나 또는 조정 종료를 결정하게 된다. 만약 조정 종료 판단이 나올 경우 노조에서는 법적으로 쟁의행위에 돌입할 수 있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