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한국은행(한은)이 9일 기준금리를 1년 만에 0.25%포인트 추가로 내린 1.25%로 결정하면서 시중은행의 수익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기준금리 인하는 시중은행의 단기 수익성에 즉각 영향을 미친다. 이미 저금리 기조가 이어져 온 만큼 이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충격은 덜하지만, 조선ㆍ해운 부실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충당금까지 이중고 상황이라 긴장하는 모양새다.
이날 은행업계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에 즉각 수익성 영향 분석에 들어갔다. 기준금리가 하락하면 은행의 이자수익 근간인 예대마진도 하락, 수익성 저하로 연결된다. 권우영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금리인하에 따라 순이자마진(NIM) 하락이 예상된다"고 우려하면서도 "이전에 비해 충격파는 줄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실제 은행권은 추가 금리 인하에도 불구, 수익 구조를 복합적으로 바꿔온 덕분에 "영업전략에 큰 변동은 없다"는 입장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대마진 하락에 따라 단기적으로 발생하는 손실은 길어도 1년 안에 회복된다"며 "예금 금리가 떨어진 데 따른 손실 반영은 곧장 이뤄지는 반면, 변동성이 낮은 대출금리 수익의 경우 추후 반영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최근에는 양도성예금증서(CD) 연동금리보다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ㆍ코픽스)나 고정금리 대출이 더 많은 편"이라며 "금리 하락 영향을 받지 않도록 구조적으로 대비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은행들은 저금리 기조가 이어진 지난 1년 동안 기존 이자마진 확보 외에도 채권이나 펀드, 방카슈랑스(은행의 보험 판매) 판매에 따른 수수료 수익을 강화해 왔다. 그 결과 시중ㆍ지방ㆍ외국계를 포함한 국내 은행의 이자수익은 2014년 34조9000억원(이하 연말 기준)에서 2015년 33조5000억원으로 1조4000억원 줄어들었다. 반면 같은 기간 비이자수익이 2조4000억원 늘어난 5조9000억원을 기록하면서 전체 총이익은 늘어나는 구조적 개선을 이뤘다.
다만 조선ㆍ해운업 구조조정 여파에 따른 충당금 추가 적립 등 리스크가 존재하는 만큼 안심하기만은 어렵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일부 구조조정 대상 기업에 대한 익스포저(위험노출액) 규모가 크거나 충당금을 충분히 쌓지 못한 은행은 금리인하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더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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