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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뭘 좀 아는 여우(女優)' 김선경과 최정원은 그래서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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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에서 '도로시 브록'으로 동시 캐스팅

[인터뷰] '뭘 좀 아는 여우(女優)' 김선경과 최정원은 그래서 매력적이다 김선경 최정원(사진=샘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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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언니, 옥주현(36)ㆍ임혜영(34) 있어도 솔직히 말해서 언니 미모 못 따라와."(최정원ㆍ47ㆍ뮤지컬 데뷔 1989년 아가씨와 건달들) "너 내가 다른 거 다 못하니까 자꾸 미모 얘기하고 있어."(김선경ㆍ48ㆍ뮤지컬 데뷔 1991년 사운드 오브 뮤직)

'뮤지컬 1세대'라는 무거운 타이틀 앞에서도 여전히 거침없고 솔직한 두 배우의 대화는 이렇게 시작됐다. 지난 1일 서울 상암동 CJ E&M 센터 배우대기실에서 김선경(48)과 최정원(47)을 만났다. 올해 20주년을 맞은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제작발표회를 몇 시간 앞둔 시점이었다.


김선경과 최정원은 '브로드웨이 42번가'의 '도로시 브록' 역으로 동시에 캐스팅됐다. 이 작품은 뮤지컬 배우가 되길 원하는 시골 출신 코러스걸 '페기소여'와 그에게 자리를 내주는 한물 간 스타 도로시 브록의 이야기다. 도로시 브록은 페기소여를 질투하고 미워하지만 결국 그의 실력을 인정하고 더 좋은 배우가 될 수 있도록 힘을 불어 넣어준다.

두 사람은 이미 이 작품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 최정원은 1996년 한국 초연에서 앙상블 중 한 명인 '애니'를 연기했다. 김선경은 2004년 같은 역을 맡았는데 당시 페기소여 역이 제작사 샘 컴퍼니의 김미혜(46) 대표였다.


[인터뷰] '뭘 좀 아는 여우(女優)' 김선경과 최정원은 그래서 매력적이다

마흔여덟 김선경
"육해공군 다 겪은 나이
브로드웨이선 중년배우가
주인공 맡는 경우 많죠."


[인터뷰] '뭘 좀 아는 여우(女優)' 김선경과 최정원은 그래서 매력적이다

마흔일곱 최정원
"연기를 체력으로 하나요.
감동은 포르테가 아니라
피아니시모에서 오던데요."


Q. 두 분 보통 사이는 아닌 것 같아요.


▲최정원: "사실 뮤지컬 데뷔 전 작은 교회에서 언니를 만났어요. 노래를 가르쳐주시던 선생님이 그 교회 성가대 지휘자셨죠. 강습비 내는 대신 성가대에 서라고 하시더라고요. 갔더니 윤복희 선생님도 계시고 선경 언니도 있었어요."


Q. 도로시 브록은 어떤 캐릭터인가요?


▲최: "한물 간 왕년의 스타지만 무대가 전부라고 생각하는 배우이기에 받아들이기 어려워해요. 그래서 초반엔 까다롭게 나오죠. 강해보이지만 사실 사랑을 갈구하는 사람이에요. 페기소여가 '희망'을 찾는다면 도로시 브록은 '사랑'하고 싶어 하죠."


▲김선경: "12년 전과 지금 도로시 브록을 대하는 느낌이 다르네요. 나이가 드니 나도 사랑을 갈구하게 되더라고요. 예전에는 오면 찼는데.(웃음) 약한 여자예요. 만인의 스타였지만 이제는 애인 '팻'의 여자로서 남고 싶고 사랑하고 싶은 그런 캐릭터."


Q. 40대, 뮤지컬, 여자 배우. 도로시 브록과 많은 점에서 비슷한 것 같아요.


▲최: "이입되는 부분이 많아요. '9시 15분 전'이란 곡에서 도로시 브록은 페기소여에게 이렇게 말해요. '공연장에 올 때까진 네 기분을 산산조각 내고 싶고 못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어. 근데 객석에서 연습하는 걸 보니 너무 잘하고 예쁘더라. 어렵게 생각마. 이렇게 한 번 불러볼래?' 저도 예뻐하는 후배에게 도움이 된다면 10년이 걸려 터득한 걸 이야기해 주고 싶어요. 예전 같았으면 제 꺼 안 보여주죠. "


▲김: "사실 40대 중반 넘어가는 배우들이 설 무대가 별로 없어요. 역할에도 한계가 있고요. 40대 중반이면 '육해공군' 다 겪고 뭔가를 좀 알 시긴데 참 아쉽죠. 브로드웨이에서 '피핀'이란 뮤지컬을 봤는데 배우들 나이가 좀 있더라고요. 한국에선 젊은 배우가 주인공이었는데. 40대가 가진 치명적인 매력을 많이들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Q. 브로드웨이 42번가는 쇼 뮤지컬의 대명사죠. 화려한 탭댄스와 군무가 하이라이튼데 그 속에서 춤 못 추는 뮤지컬 배우를 연기해야 하다니, 아쉽진 않으세요?


▲김: "정원이에게는 아마 힘들 거예요. 음악이 나오면 모든 근육과 혈관이 움직이기 시작하는 사람이잖아요. 전 원래 잘 못 춰요. 잘 추는 사람이 못 추는 연기를 하는 게 더 어렵죠. 전 걱정 없어요. 이렇게 자신 있어 보기는 처음이네요."


▲최: "인생이 그래서 재밌어요. 이런 역할도 하고 '시카고'에서처럼 화려하게 춤추는 역도 하고. 이번엔 페기소여가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해요. 부족한 모습을 보이려 거울 앞에서 연습을 해 보는데 재밌어요."


Q. 뮤지컬 1세대 배우들이 보는 지금의 뮤지컬계는 어떤가요? 양적으로도 엄청 성장했고 큰 공연장도 생겼어요.


▲김: "걱정되는 부분이 있어요. 이기적인 생각으로 공연 무대를 이용하는 스타들이 있는 것 같아요. 뮤지컬만 고집했던 배우들이 갈 곳이 없어졌어요. 제작자들도 땅 파서 돈이 나오는 게 아니기 때문에 이슈는 만들어져야 하죠. 뮤지컬만 바라보는 배우들과 스타들이 적절히 섞여서 모두가 무대에서 존중받았으면 좋겠어요."


▲최: "영화나 드라마는 재방송이라는 게 있지만 공연은 달라요. 배우와 스태프가 손발을 맞춰 딱 한번 할 수 있어요. 수입에도 한계가 있죠. 그런데 스타라고 와서 한 회당 1000만 원 이상 개런티를 받아가는 게…. 제작비를 다 긁어 가면 앙상블이나 제작진들에게 불이익이 가요. 최근에 어떤 앙상블들이 하루 4만원을 받는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Q. 두 분 조금은 다른 길을 걷고 계시네요. 김선경씨는 드라마를 하시면서도 꾸준히 공연하고 계시고 최정원씨는 뮤지컬이라는 한 길만 바라보시고.


▲김: "뮤지컬 1세대가 어떤 모양이든 잡아주고 있어야 후배들이 울타리 안에서 놀 수 있다고 생각해요. 미혜가 캐스팅을 제안했을 때 두 손잡고 정말 고맙다 했죠. 2003년 '넌센스 잼보리' 할 때가 생각나요. 올드 버전으로 다시 한 번 해보고 싶어요. 사회고발적인 내용 담은 창작 작품도 하고 싶고. 공연을 통해 사회의 한 표본을 보여줄 수 있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최: "맘마미아는 10년, 시카고는 15년 동안 시즌 한 번 거르지 않고 출연했어요. '나이 들어서 힘들지 않아요?' 물어보는데 연기는 체력으로 하는 게 아니더라고요. 연기엔 강약이 있고 사람을 감동시키는 건 포르테가 아니라 피아니시모니까. 28년째 뮤지컬 배우를 하고 있지만 앞으로도 내 인생의 99%는 뮤지컬로 채워질 것 같아요."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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