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구귀 기자] 보험업계가 2020년부터 시행되는 새 회계기준을 적용하면 가용자본이 무려 46조원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조재린·황인창·이경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발표한 ‘가용자본 산출 방식에 따른 국내 보험회사 지급여력 비교’ 보고서를 통해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를 적용할 경우 이같이 분석된다고 밝혔다.
생명보험업계의 가용자본은 2014년 말 67조원에서 23조원으로, 손해보험업계의 가용자본은 22조원에서 20조원으로 각각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2020년부터 시행 예정인 IFRS4 2단계는 보험부채를 평가하는 방식을 원가에서 시가평가로 전환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장래의 이익에 해당하는 계약서비스마진을 보험부채로 평가해 가용자본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이에 과거 고금리 확정형 상품을 많이 판매해 상당한 규모의 손실계약을 보유한 국내 생명보험사에 큰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손실계약은 보험부채를 증가시켜 자본 감소를 가져오고, 이익계약에서 예상되는 장래의 이익은 가용자본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여전히 보험부채로 남기 때문이다. 손실계약은 시가 방식의 보험부채가 원가 방식의 보험부채보다 큰 계약을 말한다.
생명보험업계의 요구자본 대비 가용자본 비율인 RBC 비율은 311%에서 83%로 급락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손해보험업계도 생명보험업계만큼은 아니지만 타격이 불가피한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새 회계기준을 적용하면 업계 전체의 충격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유럽에서 올해 적용한 새 자본규제제도 솔벤시Ⅱ를 도입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솔벤시Ⅱ는 IFRS4 2단계와 마찬가지로 자산과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지만, 보유계약의 장래 이익을 가용자본으로 인정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강구귀 기자 ni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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