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1인당 소비증가율, 도시 훌쩍
1985년 317위안→2013년 6626위안
내수경제 시동 걸며 소비확대 정책
개발 앞둔 서부ㆍ내륙은 '기회의 땅'
지역별 특성 고려해 적극 진출해야
위기의 對中수출 현장 (下)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난징 주변에 깡촌(발달하지 않은 시골 마을)은 없다."
최근 시장조사차 중국 난징 인근 농촌을 둘러봤다는 구본경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난징무역관장은 "말이 농촌이지 생활 수준은 도시 못지않았다"며 "농촌 주민들이 현지에서, 때때로 난징 도심까지 나와 소비를 활발히 하고 있더라"고 전했다.
중국 농촌은 도시의 바통을 이어받아 전반적인 소비 확대 추세를 주도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중국 도시 주민의 1인당 소비는 1985년 673위안에서 2013년 1만8023위안으로, 농촌 주민의 경우 317위안에서 6626위안으로 증가했다. 2004년 이후부터는 농촌 주민의 1인당 소비 증가율이 도시를 압도해왔다. 경제가 발전하면서 농가 소득이 늘었고 정부의 적극적인 농촌 소비 확대 정책도 더해진 영향이다. 중국 정부는 전체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농촌 지역의 소비를 진작시켜 내수주도 경제 성장을 지속하겠다는 계획이다.
도시 소비시장 또한 발전 가능성이 많이 남아있다. 이진국 KDI 연구위원은 "도시 지역 소비 증가율이 농촌보다 낮은 수준에 머문 것은 베이징ㆍ상하이 등 1선 도시 주민들의 소비 증가세 둔화 때문"이라며 "2선ㆍ3선 도시 주민들의 1인당 소비 증가율은 연평균 11%로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도시들은 종합경쟁력을 기준으로 경제적으로 가장 발달된 1선 도시(베이징ㆍ상하이ㆍ광저우 등), 도시화와 공업화가 상당히 진전된 2선 도시(난징ㆍ시안ㆍ충칭 등), 경제 발전이 최근에 진행되고 있는 3선 도시(인촨ㆍ시닝ㆍ하얼빈 등)로 구분되고 있다. 한 난징 교민은 "수입품 등 고가 제품을 찾는 이웃 주민들이 분명히 늘고 있다. 근래 생긴 수입품 아웃렛에도 손님이 끊이지 않는다"며 "한국 화장품의 경우 가격대가 높아도 '프리미엄 제품'이란 인식이 있어 잘 팔리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위원은 "종합해보면 2선ㆍ3선 도시와 함께, 이 도시들과 상호작용하는 주변 농촌들이 중국의 소비 확대를 이끌고 있음을 알게 된다"고 말했다. 2선ㆍ3선 인근 농촌 주민들의 1인당 소비 증가율은 2002년에서 2014년 사이 연평균 13%에 달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타 지역의 소비 증가율이 떨어진 2008년에도 상승세를 유지했고, 이후 연평균 15%의 증가율을 나타내고 있다. 이 연구위원은 "이 밖에 4선ㆍ5선 도시와 농촌도 줄줄이 발전을 기다리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와 기업들이 달라지는 중국 소비시장에 대한 중ㆍ장기 진출 방안을 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중국을 단일 시장으로 보는 관점에서 벗어나 지역별로 접근 전략을 차별화해야 한다"며 "각 지역의 시장 특성, 경쟁 환경, 입지 조건을 면밀히 검토하고 정치ㆍ문화적 환경 등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역별로 차별화한 접근 방법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발전하던 중국 경제는 점차 그 활기가 중부, 서부로도 이어지고 있다고 정 연구위원은 진단했다.
이처럼 신창타이(新常態ㆍ안정적인 중속성장을 추구하겠다는 중국의 신 경제기조)에도 중국 경제의 역동성은 여전한 모습이다. 한국 기업들의 대(對)중국 수출 기회가 무궁무진하게 열려있는 것이다.
이민호 코트라 상하이무역관장은 "중국의 지난해 경제성장률(6.9%)이 7%대 밑으로 떨어진 것을 두고 말이 많은데, 이 큰 나라에서 6%대 성장도 여전히 기적 같은 일"이라며 "중국 정부는 올해도 6.5% 이상 성장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 중국과 어떻게 오랫동안 같이 갈 것인지를 철저하게 연구하고 대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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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징ㆍ상하이(중국)=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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