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정의화 국회의장은 19일 "이제 저는 국회를 떠나지만 20대 국회에 들어가실 분들은 권력이 아니라 국민을 두려워하는 정치인, 다음 선거가 아닌 국가의 미래와 다음세대를 생각하는 참 된 국회의원이 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 전(前)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은 소명으로서의 정치를 하는 정치인은 줄어가고, 국회를 단순한 직장으로 생각하는 의원들이 늘어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19대 후반기 국회를 이끌었던 정 의장은 오는 29일 19대 국회의원 임기 종료와 함께 국회의장직에서 물러나게 된다. 이날 열린 국회 본회의는 19대 국회의원 임기 종료 전 마지막 본회의였던 만큼 정 의장의 발언은 사실상 퇴임사와 다름없다.
정 의장은 우선 19대 후반기 국회에 대해 나름의 성과는 거뒀지만, 국민의 신뢰를 이끌어 내는데는 실패했다고 자성했다.
정 의장은 "지난 2년간 국회는 세월호특별법, 김영란법, 공무원연금법 등을 여야 합의로 처리하고 예산안도 2년 연속 법이 정한대로 처리하는 등 나름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다"면서도 "그럼에도 마무리하는 지금 국회를 향한 국민의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정 의장은 19대 국회에서 나타난 여야의 난맥상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19대 국회에서는 상식을 바탕으로 합의에 도달할 법도 이념의 덫, 불신의 벽에 가로막힌 경우가 많았다"며 "근원적 정치개혁을 호소했지만 이뤄지지 못했고, 국가의 미래를 위한 중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던 것도 반성해야 한다"고 전했다.
정 의장은 아울러 새 국회에 변화를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새롭게 시작할 20대 국회는 반드시 달라져야 한다. 본회의와 상임위 출석, 발언, 투표 등 국회의원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들을 소홀히 해선 안된다"며 "또 국회는 상임위 중심주의를 지켜내고 독립된 헌법기관인 개별 의원들이 존중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 의장은 이어 "여야를 넘어 상임위에서 의원간 논리대결이 펼쳐진다면 소모적 정쟁을 최소화하고 일하는 국회, 생산적인 국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의원의 자율적 판단과 상임위의 논의가 존중돼야 (국회의원이) 소신껏 일 할 수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정 의장은 아울러 "박수를 받고 떠나게 돼 개인적으로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그동안 저에 대한 믿음과 사랑을 잊지 않고 국회 밖에서 나라를 위해 더욱 많은 일을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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