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비상대책위원회와 혁신위원회 구성을 놓고 새누리당내 친박(친박근혜)과 비박(비박근혜)가 정면 충돌한 가운데 수습방안을 놓고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 고향인 공주로 내려가 장고에 들어간 상태다.
일단 친박과 비박은 정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회를 이끄는데에는 수긍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비대위원 인선을 놓고는 의견차가 분명하다. 친박에서는 정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고 20대 국회 원 구성 협상과 전당대회 준비를 하는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의 혁신작업은 조기 전당대회를 열어 새 지도부가 들어서면 시작하자는 방침이다. 홍문종 의원은 18일 KBS 라디오에 출연해 "전대를 빨리 치르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기 전당대회는 당초 계획되었던 7월말 8월초보다 앞당긴 7월초에서 7월말이 거론되고 있다.
반면 비박에서는 조기 전당대회보다 정진석 체제에 힘을 실어 하루빨리 혁신안을 마련하고 이를 통한 당내 개혁을 이뤄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성태 의원은 MBC 라디오에 출연해 "비대위 인선에 대해 다시 번복하면 아무런 원칙이 (없는 것)"이라면 정 원내대표가 구성한 비대위와 혁신위 체제가 유지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어 "혁신위원장도 우리 당선인, 의원총회라든지 총의를 모을 장소가 있다면 거기서 정진석 20대 첫 원내대표의 리더십을 위해서라도 다시 한 번 반려해야 한다"며 김용태 의원이 사퇴를 번복하고 혁신위원장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친박과 비박이 서로의 입장을 굽히지 않는 가운데 정 원내대표는 난감한 상황에 빠렸다. 친박의 주장대로 조기 전대를 치룬다면 자신의 비대위 체제가 제역할을 못하고 사라지는 상황을 맞이 할 수 있다. 비박의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비박의 요구처럼 다시 비대위와 혁신위 체제를 유지한다면 친박의 극렬한 반대를 물러 올 수 있다. 이와 관련 정 원내대표는 광주에서 열린 제36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참석 후 KTX 편으로 귀경하다 공주에서 돌연 하차했다. 자신이 주도한 비대위와 혁신위 구성이 친박계의 조직적 반발로 무산되자 지역구에서 칩거하며 향후 대책을 고심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원내대표직을 맡은지 2주만에 리더십에 큰 상처를 입은 정 원내대표가 어떤 해결책을 가지고 여의도로 복귀할지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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