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영하는 롯데·SK, 난색 표하는 신규면세점
특허 수 現 9개 → 13개 '껑충'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정부가 면세점 4곳을 추가 신설키로 결정하면서 이르면 올해 말부터 서울 시내에만 13개의 면세점이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시장 성장에 따른 공급 확대라는 평가와 면세점 난립으로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동시에 나온다.
29일 관세청은 서울 시내에 면세점 4곳을 추가로 설치하고, 이르면 다음달 말 특허 신청 공고를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허 발급은 대기업에 3개, 중소·중견기업에 1개를 대상으로 한다. 4개월 간의 공고와 2개월의 심사 기간을 거쳐 이르면 올 연말 해당 특허의 사업자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곳은 롯데(소공·잠실 2개), 신라, HDC신라, 동화, 한화, 두산, SM, 신세계 등 9개다. 이번 정부의 결정에 따라 4개가 추가되면 서울에만 13개의 면세점이 운영되게 된다.
관세청 측은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하고, 국내 면세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데 따른 조치라는 설명이다. 이명구 관세청 통관지원국장은 "이번 추가 특허는 최근 정부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추진 중인 국내 관광산업 활성화 및 고용투자 활성화 정책을 효과적으로 뒷받침하고 급증하는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필요한 쇼핑 기반을 초기에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국장은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2015년도에는 메르스 여파로 다소 감소했지만, 2014년까지 연평균 13%씩 증가했고 올해 3월 기준으로 다시 예년의 증가율을 회복했다"면서 "특히 서울지역은 외국인 관광객의 연평균 14% 증가세에 힘입어 시내면세점 매출액도 연평균 20%씩 성장했고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29%의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지난해 특허 입찰에서 고배를 마신 탓에 기존 사업장 폐점을 앞둔 롯데와 SK네트웍스(워커힐면세점)는 시장 성장에 발맞춘 결정이라며 환영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측은 "관광산업 경쟁력 강화와 경제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고심 끝에 나온 정책 결정을 환영한다"면서 "드라마 태양의 후예 열풍으로 중국 내에서 일고 있는 한류 바람과 다시 증가 추세를 보이는 외국인 관광객 추이, 치열한 글로벌 경쟁이 벌어지는 각 국의 면세점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올바른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회사 관계자는 "신규 특허를 추가하기로 결정한 만큼 특허공고가 하루빨리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K네트웍스 관계자 역시 "관광산업 활성화와 투자, 고용 창출을 위한 결정을 환영한다"면서 "특허를 반드시 재획득해 관광산업 발전과 일자리창출, 내수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반면 새 사업장을 최근 오픈했거나 다음달 오픈을 앞둔 신규면세점들은 아쉬운 표정이다.
갤러리아면세점 63 관계자는 "추가허용으로 브랜드 및 관광객 유치경쟁 등 나날이 어려워지는 면세점 사업환경과 기존 신규면세점 5개사의 입장이 고려되지 않은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신세계면세점은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만큼 신규사업자가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시행 이전에 충분한 시간을 둘 필요가 있다"며 사업자 선정은 가급적 늦춰야 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또 다른 신규면세점 관계자는 "작년에 문을 열었거나 올해 문을 열 신규 사업자(5개사)들이 아직 제 자리를 잡지 못한 상황에서 또 다시 신규 특허가 허용돼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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