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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미술관 플라토 마지막 전시 연 中 리우 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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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차세대 대표 예술가 리우 웨이 "폐관 아쉽다"

삼성미술관 플라토 마지막 전시 연 中 리우 웨이 리우 웨이 작가 ⓒ김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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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서울 세종대로(옛 태평로)에서 17년 동안 다채로운 현대미술을 소개해 온 삼성 미술관 '플라토'. 이 미술관이 마지막 전시를 열고 있다. 오귀스트 로댕의 대형 청동조각, 유리구조물로 된 공간인 '글래스 파빌리온'이 있는 이 전시공간의 고별전이다.

전시는 중국 차세대 대표작가 리우 웨이(44)의 '파노라마' 전으로 꾸렸다. 작가는 지난 26일 기자를 만난 자리에서 "한달 전 플라토가 폐관된다는 이야기 들었다. 이처럼 전문적인 전시 공간이 없어진다니 안타깝다"고 했다.


리우 웨이는 문화혁명을 겪지 않은 작가다. 그는 장샤오강, 펑리준 등 이른바 '4대천왕'으로 대표되는 기존 중국현대미술의 세대교체를 이룬 작가로 손꼽힌다. 기성 작가들이 인물 그림을 중심으로 정치적 비판의식을 담은 것과 달리, 그는 풍경과 신체표현, 건축적 방식으로 권위와 제도에 도전하는 대규모 작업을 이어왔다.

네 개의 공간으로 구분되는 전시장에서 회화, 설치, 사진 등 리우 웨이의 다양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입구와 가장 가까운 글래스 파빌리온에 설치작품 '파노라마'가 있다. 수많은 군상이 담긴 로댕의 조각품 '지옥의 문' 앞에 리우 웨이가 제작한 구조물이 함께 눈에 들어온다. 도시의 높은 스카이라인, 국회와 정부기관 등의 건축풍경을 금속과 플라스틱 같은 재료로 재구성해 고대의 원형극장을 연출한다. 작가는 "오늘날 도시 풍경은 전세계적 차원에서 차이가 사라지고 있다. 모든 정보와 문제도 공개되고 있다"며 "현실을 정확하게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바로 내 작업의 핵심"이라고 했다.


삼성미술관 플라토 마지막 전시 연 中 리우 웨이 중국 작가 리우 웨이의 '파노라마' 전시 전경


삼성미술관 플라토 마지막 전시 연 中 리우 웨이 풍경처럼


삼성미술관 플라토 마지막 전시 연 中 리우 웨이 서울 중구 세종대로(옛 태평로)에 자리한 삼성미술관 플라토. 오는 8월까지 여는 마지막 전시로 폐관을 앞두고 있다.


전시장 안쪽 한 공간에는 '풍경처럼'이라는 사진이 있다. 2004년 상하이비엔날레에 출품한 작품이다. 센세이션을 일으킨 이 작품은 벌거벗은 인체의 둔부를 흑백으로 찍어 이를 겹겹이 배치해 마치 수묵 산수화와 같은 느낌을 자아낸다. 사실 작가는 당시 비엔날레와 같은 미술제도가 지닌 모순을 비판하기 위해, 초대받지 못한 작가들의 작품을 거는 프로젝트를 기획했지만 사전 검열 때문에 계획이 무산돼 대신 이 작품을 걸었다.


이번 전시는 플라토미술관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선보이는 중국 작가 개인전이다. 오는 8월 14일 전시가 끝나면 미술관도 문을 닫는다. 지난 1월 삼성생명 건물이 부영그룹에 매각되면서 폐관이 결정됐다. 삼성그룹의 자산매각 바람을 미술관도 피해가지 못했다. 부영에 넘어간 건물은 호텔로 바뀔 예정이다.


미술계 안팎의 아쉬움이 크다. 그동안 이곳에서는 백남준, 이우환, 무라카미 다카시, 오노요코 등이 50여 차례나 굵직한 전시를 해왔다. 김윤섭 한국미술경영연구소 소장(46)은 "국공립 기관에 비해 기업미술관에서는 상대적으로 유연한 기획과 시대를 반영하는 전시가 이뤄져왔다. 플라토는 접근성과 컨텐츠 면에서 대중적인 전시공간이었다. 이번 일을 계기로 플라토미술관이 그동안 해온 역할, 기업미술관의 문화적 기능을 진지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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