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고 통공탐사기술 보유한 일본 업체와 함께 조사…함몰 우려 높은 A급은 61개로 4월 중 복구할 방침
[아시아경제 문제원 수습기자] 도로함몰 가능성을 높이는 지하의 숨은 동공(빈 공간)이 서울시내 곳곳에 100여개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지난해 12월부터 4개월간 함몰사고 개연성이 높은 주요 간선도로 48㎞를 탐사한 결과 105개의 숨은 동공을 찾았다고 20일 밝혔다.
발견된 동공 중 함몰 우려가 높은 A급은 61개로 4월 중 복구할 방침이다. 함몰 우려가 A급보다 낮은 B급 동공은 35개로 우기 전인 5월 말까지 복구할 계획이며 C급 동공 8개는 동공연구를 위해 일정기간 관찰한 후에 복구한다.
동공이 많으면 도로함몰 가능성이 커진다. 지하의 숨은 동공을 지지하는 상부 지반이 매우 얇아 트럭 등 무거운 차량이 지나가면 동공이 붕괴되면서 도로가 가라앉기 때문이다. 지난해 서울의 도로함몰 사고는 56건 발생했다.
시에 따르면 이 같은 동공은 올해 말까지 200여개가 추가로 발견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2월에 발생한 용산역 앞 도로함몰을 계기로 시작했다. 세계 최고의 동공탐사기술을 보유한 일본업체 지오서치㈜와 협력해 도로하부 동공탐사 용역(차량형 GPR탐사)을 전국 최초로 사용했다. GPR(Ground Penetrating Radar)의 전자파를 지표에 투과시켜 지하의 빈 공간 형상 데이터를 수집하는 레이더 장치다.
지난 3월에는 동공탐사 중 지하철 2호선 충정로역 4번 출구 앞 도로에서 깊이 1.5m 규모의 함몰 직전 동공을 발견해 긴급 복구하기도 했다.
시는 앞으로 도로함몰 개연성이 높은 주요 간선도로를 중심으로 동공탐사를 3년 주기로 반복 실시할 예정이다. 그 외 구간은 함몰 우려 여부를 검토해 탐사가 진행된다.
이번에 발견된 동공은 대부분 노후 불량하수관 주변에 위치하고 있었기 때문에 50년 이상 노후정도가 심각한 하수관을 가진 932㎞ 구간 중 437㎞ 구간에 대해 올해 총 2031억원의 비용을 투입해 개량한다.
또한 동공탐사의 해외업체 의존을 벗어나기 위해 기술 개발도 병행한다. 시는 지난해 8월부터 세종대, 미국 플로리다중앙대와 함께 동공탐사분석 프로그램 공동개발을 추진 중이며 한국전자통신연구원과는 동공탐사장비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김준기 시 안전총괄본부장은 "지난해까지는 도로함몰 발생 후에 복구하는 수준이었지만 동공탐사용역을 본격적으로 실시하는 올해부터는 미리 원인을 제거하는 선제적 대응체계를 갖추겠다"고 말했다.
문제원 수습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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