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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유권자의 변심…'진보와 결별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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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이번 총선에서 가장 뚜렷한 특징중의 하나는 호남이 그동안 지지를 해왔던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는 점이다. 국민의당은 호남 전체 의석 28석 가운데 23석을 석권했다. 과거 호남을 대표했던 더민주는 3석을 차지하는데 그쳤다. 이 외에도 그동안 호남 입성이 번번이 좌절됐던 새누리당은 2석을 차지하는 성과를 냈다. 정당특표율에 있어서도 국민의당은 광주 53.3%, 전북 42.8%, 전남 47.7%를 얻어 가장 많은 지지를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민주는 광주 28.6%, 전북 32.3%, 전남 30.2% 지지를 얻는데 그쳤다.


국민의당은 일반 국민들 상대 여론조사 등에서 중도 성향 정당으로 평가받는다. 더민주는 이에 비해 진보적인 성향으로 평가 받았다. 지역구 투표 뿐 아니라 정당투표 등의 선거결과를 보면 유권자들은 이념 지향에서 진보 성향 보다는 중도에 가까운 정당을 선호한 것으로 여겨지는 대목이다.

이외에도 19대 총선과 20대 총선에서 진보정당에 대한 호남 유권자의 태도 변화가 관찰됐다. 통합진보당과 정의당에 대한 정당투표 비율에 있어서도 변화의 흐름이 나타났다. 19대 총선 당시 호남은 통합진보당에 대해 전국 평균을 훌쩍 넘기는 지지흐름을 보였다. 19대 총선 정당투표에서 진보성향 정당인 통합진보당은 전국에서 10.3%의 지지를 얻었지만 광주(+8.3%포인트), 전북(+3.9%포인트), 전남(+4.5%포인트)에서 전국 지지율 평균을 상회하는 지지를 얻었다. 하지만 20대 총선에서는 진보성향의 정당인 정의당은 전국에서 7.2%의 지지를 얻었지만 호남 성적은 특별히 신통치 않았다. 광주는 전국 평균과 비슷(+0.1%포인트)했고, 전북(+0.9%포인트)은 소폭 높았지만 전남(-1.4%포인트)은 전국 평균에도 못 미치는 지지율이 나왔다.


보수 성향의 새누리당 후보가 호남에서 선전하는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새누리당은 이번 선거에서 전북(전주을)과 전남(순천)에서 각각 1석씩 얻었다.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해 재보궐 선거에서 당선됐던 것을 기적으로 취급했던 것에 비하면 한결 분위기가 달라진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호남 유권자의 변화를 두고서 단순하게 정치적 성향의 변화로만 봐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있다.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팀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호남의 이같은 선택 이면에는 그동안 ‘경쟁적 대안이 부재한 상황’에 놓여 있는 정치지형이 있었다는 것이다. 호남은 여전히 1980년대 광주민주항쟁의 기억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새누리당 지지를 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19대 총선에서 통합진보당이 다른 지역을 훨씬 상회하는 성과를 거둔 것도 지역지배정당에 대한 경쟁적 대안으로 봤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외에도 호남에서도 세대별 투표가 시작됐다는 분석도 있다. 40대 이하의 경우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성향을 지지하는 반면 그 이상의 세대에서는 보수적인 정당을 지지한다는 것이다. 다만 호남의 경우에는 과거의 정치적 경험과 학습의 영향으로 새누리당을 지지하기 보다는 국민의당이라는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정당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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