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기사를 통해 ‘글자 수 세기 프로그램’이란 걸 알게 되었다. 반복해 읽어도 생소한 이 프로그램은 말 그대로 문서에 포함된 글자 수를 알려주는 프로그램이었다. 자기소개서의 문항마다 1000자 내외, 1200자 내외의 작성할 수 있는 글자 수가 제한돼 있는데 글자 새기가 번거로워 개발된 프로그램이다.
언뜻 생각하면 ‘누가 만들었는지 참 기발하다.’ 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이 프로그램에 대해 이야기한 기사는 우리 시대의 청년들과 청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유명 포털 사이트에 ‘청년’이라는 단어를 검색하면 연관 검색어 중 하나로 ‘글자 수 세기 프로그램’이 검색된다고 한다. 그 밖에도 청년과 짝 지어지는 검색어들은 ‘실업, 백수, 고용 절벽’ 같은 피할 수 없는 현실적인 말들이다. 피천득 선생님의 <청춘예찬> 글머리에 쓰인 ‘청춘, 듣기만 해도 설레는 말이다’를 들먹이기엔 청춘들의 삶이 낭만보단 절망에 가까운 것 같아 먹먹하다.
예전에 나이 많은 선배 앞에서 “아~ 이젠 나이 먹어 밤도 못 새겠어요.”라고 하면
선배들은 똑같은 말들로 일장연설을 시작한다. “야! 난 네 나이 때 돌도 씹어 먹었어.” 어쩌면 ‘젊음이 좋다’라고 얘기할 수 있는 청춘은 딱딱한 돌 같은 삶도 겁 없이 우걱우걱 씹어 삼킬 패기가 필요한 건지도 모르겠다.
오늘도 이력서 한 페이지에 자기소개서란 타이틀의 ‘자소설’을 쓰며 키보드 자판 위를 치열하게 달리고 글자 수 세기 프로그램을 돌리고 있을 이 시대의 청춘들. 어디서든 고군분투하고 있을 그들에게 위로의 잔을 건넨다.
“청춘아~ 조금 늦어도 괜찮다. 그대의 보담을 위해 청춘을 씹자!”
(*보담: '누구보다 더 나은 삶을 살기'라는 우리말)
매운 육포
주재료(2인분)
쇠고기(우둔살) 600g
양념장
간장 4술, 설탕·물엿·청주 1술씩, 고운 고춧가루 1/3술, 참기름 2술, 마늘즙 1술
만들기
▶ 요리시간 20분(건조시간 3~4시간)
1. 쇠고기는 안심 등 기름기가 없는 부위로 준비하여 얇고 넓게 썬다.
정육점에서 살 때 얇고 넓게 썰어 달라고 부탁한다.
2. 분량의 양념장을 한데 섞는다.
3. 쇠고기에 양념장을 넣고 조물조물 무친다.
4. 쇠고기를 한 장씩 펴서 식품 건조기에 넣어 너무 딱딱하지 않게 말린다.
(Tip 식품건조기나 오븐의 채소 건조 기능 등을 활용하면 좋다. 조리도구가 없다면 넓은 채반에 널어서 뒤집어 주면서 말리면 된다.)
*육포 보관법과 먹는 법
육포는 식품 건조기에 말린 후 비닐백에 넣어 잘 밀봉해서 냉동실에 보관한다. 먹을 때는 석쇠에 올려놓고 앞뒤를 살짝 구운 후 아이들이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한쪽 부분에 꿀을 살짝 찍어 잣가루를 묻혀 주면 좋아한다.
글=요리연구가 이정은, 사진=네츄르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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