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성폭력 OUT④]피해자를 향한 잘못된 인식 개선 필요

시계아이콘01분 15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나 말고 다른 피해자를 위해서라도 얘기해야 생각 영화 만들고 오케스트라 지휘자 되고 싶어"

[성폭력 OUT④]피해자를 향한 잘못된 인식 개선 필요
AD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저도 처음 내방했을 때 절대 내 사건을 알리지 말아달라고 했어요. 두려웠거든요. 그런데 소아정신과에 입원하면서 엄마랑 외삼촌, 오빠랑 다같이 얘기를 하다보니까 저 말고 다른 피해자를 위해서라도 얘기를 해야겠구나 생각했어요."


대학생인 이모(23·여)씨는 아버지에게 8살 때부터 고등학교 3학년 때까지 약 12년 간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 장기간 폭력이 지속됐지만 말하지 못했던 것은 가해자가 이 얘기가 발설되면 가족이 파탄난다고 협박을 했기 때문이다. 이씨는 "나만 빠져 나오면 아빠, 엄마, 오빠 이렇게 편하게 살겠지란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폭력 피해 후유증으로 환각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분명 기숙사 침대에 누워있는데 자신의 형상이 말을 걸어왔다. "몇 살 때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자꾸 내 모습이 내 눈앞에서 '너는 가야해', '너는 여기서 떠나야 해'라고 말을 했다"고 고백했다.


자신의 이상 증세를 느낀 이씨는 학교 근처 청소년 상담센터를 방문하게 된다. 이씨는 당시 기숙사가 있는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었다. 이씨는 이후 서울해바라기센터를 소개 받아 오게 된다. 가해자를 처벌하기 위한 법적 절차와 적절한 치료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가장 도움이 됐던 치료는 상담이다. 2012년부터 일주일에 한 번씩 와서 상담을 했고 성인이 되고 난 후 병원에서 진료를 받는다. 이씨는 "상담을 하면서 내가 살아 있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전국 36개 해바라기센터는 매년 2만여명의 성폭력 피해자를 지원하고 있다. 병원을 바탕으로 여성가족부, 경찰 및 각 시도가 통합해 의료부터 법률적 상담까지 한 번에 이뤄진다. 지난해 발생한 성폭력 피해 3만600건 중 해바라기센터에서 피해자 2만1000여명을 지원했다.


가해자는 현재 10년형을 선고 받고 현재 복역 중이다. 처음 경찰 진술 과정에서 본인의 잘못을 부정했으나 증거와 진술이 모두 일치해 결국 인정을 했다. 그러나 가해자는 형량을 깎기 위해 법무부 장관 출신을 변호사로 선임하고 초범이다, 부모가 연로하다 등 갖은 핑계를 댔다.


피해자 이씨의 어머니는 "가해자는 악랄하고 죄를 뉘우치지 못한다"며 "지금도 자신의 죄가 뭔지 모른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직접적인 피해를 주지 않았지만 나도 딸한테 죄인이라고 생각했다"며 "딸과의 관계 회복을 위채 회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내가 바로 서야 아이가 바로 설 수 있다 생각하고 가장 믿었던 사람한테 배신을 당했기 때문에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상태인 딸에게 믿음을 줘야 한다는 생각으로 상담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피해자의 꿈은 오케스트라를 이끄는 지휘자가 되는 것이다. 이씨는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를 만들고 음악 공부도 할 계획이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2.0309:48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조응천 전 국회의원(12월 1일) 소종섭 : 오늘은 조응천 전 국회의원 모시고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서 솔직 토크 진행하겠습니다. 조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조응천 : 지금 기득권 양당들이 매일매일 벌이는 저 기행들을 보면 무척 힘들어요. 지켜보는 것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