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방어주에도 불구 잇단 하락세
지나치게 높아진 밸류에이션에 온라인 가격전쟁 등 악재 산재
[아시아경제 최서연 기자] 대표적인 경기방어주인 음식료업종이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음식료업종은 일반적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더라도 정보통신(IT), 자동차 등 수출업종에 비해 견조한 흐름을 보여왔지만 지난 2월 이후 코스피를 16%포인트 밑돌았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음식료업종 지수는 지난 2월1일부터 3월28일까지 12.18%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3.00% 오른 것에 비하면 크게 저조했다. 같은 기간 동반 하락한 의약품(-6.97%), 서비스(-4.25%), 운수창고업(-3.69%) 등과 비교해도 초라한 성적이다.
음식료업종은 통상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출주들이 약세를 보이거나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은 때에 상대적으로 강세를 나타낸다. 전통적인 내수주인데다 필수소비재 성격이 강한 음식료의 특성상 수요가 꾸준히 유지돼 외부 악재에도 견조한 실적을 달성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업종 내 많은 종목들의 주가가 내리면서 이 같은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지난해 '진짬뽕'과 '짜왕' 등 히트상품을 필두로 라면시장의 성장세가 뚜렷해지면서 주가가 1년 만에 100% 이상 올랐던 흐름과 반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
오뚜기는 지난 1월22일(종가기준) 142만5000원까지 치솟았던 주가가 지난 28일 95만4000원에 장을 마쳐 33% 떨어졌다. 농심도 1월21일 53만4000원까지 갔던 주가가 이달 들어 30만원대로 하락했다가 28일에는 41만4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1월 6일 120만 원을 돌파하면서 황제주에 등극했던 오리온 주가도 90만2000원까지 급락했다. 롯데칠성도 1월7일 242만6000원이었던 주가가 3월28일 190만7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음식료 업종 주가가 최근 부진을 겪고 있는 것은 지나치게 높아진 밸류에이션과 원가 요인 악화, 채널경쟁 심화 등의 악재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오리온과 농심의 올해 예상 주가수익배율(PER)은 각각 25, 24로 음식료업종 전체 PER 18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롯데칠성의 올해 예상 PER 역시 30에 달한다.
송치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에는 쿡방 열풍 등으로 음식료 산업의 수요가 강했으나 반대로 지난 수년간 밸류에이션이 계속해서 높아졌다"면서 "하지만 올해는 쿠팡발 온라인 가격전쟁, 저가형 PB확대 등 악재가 많아 실적이 좋아질 가능성이 적어졌다"고 말했다.
음식료업종 투자에 있어서도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왔다. 한국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특히 밸류에이션이 지나치게 확장된 종목들에 대해서는 신중히 접근해야한다"면서 "좀 더 현실적인 가정을 기반으로 당분간 음식료 기업 본연의 방어적 매력에 가장 충실한 종목들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최서연 기자 christine8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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