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셋값, 연내 집값 80% 넘어서나

성북·동대문·관악·중랑·동작구, 전세가율 80% 넘어…연내 11개구 추가
"올연말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 80% 육박할 것" 전망도

자료:부동산114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서울의 아파트 전셋값이 고공행진을 거듭하면서 올해 안에 집값의 80%를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이 80%를 넘어선 곳은 현재 5개구로, 연내 11개구가 추가될 것로 보인다.

29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안에 서울·경기에서 전세가율 80%대에 도달할 수 있는 지역은 서울 11개 구, 경기도는 10개 지역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세가격이 작년만큼 오른다는 가정아래, 최근 1년 월평균 전세가율 증감률을 지역별로 산출해 80% 도달에 필요한 개월 수를 계산한 것이다.

서울 25개 구 중 16개구가 올해 안에 전세가율 80%를 돌파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성북구(83.1%), 동대문구(80.8%), 관악구(80.7%), 중랑구(80.1%), 동작구(80.0%) 총 5곳은 전세가율이 80%를 넘어섰다. 이외에 11개구는 올해 안에 전세가율 80%대 진입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조사됐다. 중랑구와 동작구는 이달 중순 들어 처음으로 전세가율 80%를 진입했고, 구로구(79.9%), 중구(78.8%), 강북구(78.7%)는 2분기 내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재개발 이주수요 발생과 새 아파트 부족으로 전셋값 상승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투자금융회사 모건스탠리는 지난 1월 올해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이 연말까지 80%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동작구는 흑석, 노량진 재정비촉진지구의 정비사업이 가속화되면서 재개발 이주수요가 발생해 지난 18일 전세가율이 80%를 넘었다. 흑석7·8구역은 작년 하반기부터 이주를 시작해 올해 상반기 일반분양을 시작한다. 사업시행인가 단계인 흑석3구역, 노량진2구역, 노량진6구역은 올 연말 혹은 내년 초 이주수요가 발생할 예정이다.

구로·가산디지털단지와 인접한 구로구는 새 아파트 입주물량이 부족해 전세가격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들어 구로구 전세 변동률(25일 기준)은 2.47% 올라, 마포구(2.78%) 다음으로 높았다. 구로구는 2018년까지 아파트 입주예정 물량이 전혀 없는 상태다.

재개발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 중인 성동구(79.1%)는 금호동2가 금호제16구역, 금호동4가 금호제14-1구역, 용답동 용답동주택재개발 등 세 곳에서 사업시행인가 단계에 있다. 단, 성동구는 내달 신금호파크자이(총 1156가구), 5월에 왕십리KCC스위첸(총 272가구) 아파트 입주가 대기해 상대적으로 전세시장은 안정세를 가지면서 전세가율 80% 도달시점이 3분기로 예상된다.

경기도의 경우 31개 지역 중 군포시(84.2%), 의왕시(82.5%), 안양시(81.3%) 등 세 곳은 전세가율 80%를 넘어섰다. 고양시(79.7%), 파주시(79.0%), 용인시(78.9%), 구리시(78.7%), 의정부시(78.4%), 오산시(78.3%), 부천시(77.6%) 등 10개 지역에서 올해 안에 전세가율 80% 도달할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지난 1월30일 개통된 신분당선 연장선 구간 수혜지역인 수지구청역, 성복역, 상현역이 위치한 용인 수지구 1분기 전세 변동률은 0.38%로, 용인(0.35%) 전체 평균보다 높았다.

시장에서는 전세난과 더불어 재개발·재건축 이주수요가 강남권 중심으로 늘어나면서 전세값 상승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미분양 증가와 주택담보대출 심사강화로 매매시장이 빠르게 위축되는 반면 전세 유지 수요와 봄 이사철 신혼부부까지 겹쳐 전월세 거래량은 다시 증가하고 있다. 올해 들어 1분기 전국 아파트 매매시장은 0.04% 오르는데 그쳤지만 전세가격은 0.53% 상승했다. 2월 한달 간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3만8225건으로 전년동기 대비 34% 줄고, 전월세 거래량은 6만5432건으로 6.4% 증가했다. 또 서울에서 밀려난 전월세 수요가 경기도로 유입되면서 전세가율이 높은 단지에서 매매전환을 고민하는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