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이 연일 대남위협을 이어가면서 비난수위도 강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고체연료를 이용한 로켓엔진과 핵탄두 기폭장치로 추정되는 원형물체 등 군사비밀로 다룰 만한 사안을 연일 공개하고 있어 수위조절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8일 대북전문가들은 일단 북한의 행보에 대해 대내적으로는 '70일전투'으로 불리는 증산투쟁 독려하고 5월 당대회를 준비하는 차원이며 대외적으로는 핵무기과시용이라고 평가한다. 이런 이유를 근거로 독수리 훈련이 끝나는 다음달 30일과 7차당 대회가 열릴 예정인 5월 7일 전까지는 비난을 이어갈 것이란 평가다.
조선중앙TV는 27일 '김정은 지도 밑에 장거리포병대 집중화력타격연습 진행'이라는 제목의 20분 길이 기록영화(다큐멘터리)를 방송했다. 우리 군은 북한군이 24일 오후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폭격기ㆍ전투기 등 항공기 10여대와 장사정포 등을 동원해 대규모 훈련을 펼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북한이 김 제1위원장의 군부대 훈련 시찰 영상을 사흘 만에 기록영화 형태로 공개한 것은 다소 이례적이다. 그동안은 보통 1~2개월치 영상을 모아 방송해왔다. 이 영상에는 검은색 벤츠 차량에 탑승해 선 채로 포병 부대를 사열하고 보고를 받는 김 제1위원장의 모습과 수십대의 170㎜ 자주포와 북한군 병사들이 길게 늘어선 모습이 포착됐다. 앞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훈련 다음날인 지난 25일 '주체포'(포신을 늘린 170㎜ 자주포)와 240㎜ 방사포 등 해안가에 길게 늘어선 100여문의 포가 불을 뿜어내는 모습 등 총 4개 면을 할애해 관련 사진 41장을 게재하며 위협을 가한 바 있다.
특히 군사적 측면만을 고려할 경우 핵과 미사일 등 이른바 전략자산은 기밀로 분류해 보유하는 것이 정상적이지만 북한은 고체연료를 이용한 로켓엔진과 핵탄두 기폭장치로 추정되는 원형물체 등을 연일 공개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 봐야한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내부결속을 위해 열을 올리는 것은 5월 노동당 대회를 앞두고 증산(增産)운동인 이른바 '70일전투'을 독려하고 있지만 실제 성과는 미흡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고질적인 전력난과 자재ㆍ장비 부족 등으로 인해 뚜렷한 생산량 증가로는 이어지지 못하고 있고 실제적인 위협의도라기 보단 70일전투에 매진하고 있는 북한 주민들을 향한 '내부 단속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고강도 대북제재를 받고 있어 도발수위도 한층 더 높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제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가 김정은과 김정일 생일을 각각 2일과 9일 앞두고 감행됐다는 점에서 김일성 주석 생일(태양절)인 4월 15일 전후로 추가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거론된느 것도 이 때문이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위협이 어느정도 수위를 높일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독수리 훈련이 끝나는 다음달 30일과 7차당 대회가 열릴 예정인 5월 7일 사이에 5차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등 고강도 도발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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