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칭화유니, 35조원 투자 계획…'반도체 굴기' 선봉장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중국 칭화유니그룹이 '반도체 굴기'를 실현하기 위해 300억달러(약 35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4일 보도했다.

자오웨이궈(趙偉國) 칭화유니그룹 회장은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삼성전자 같은 외국 기업과 경쟁하기 위해 지방정부와 사모펀드(PEF) 등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칭화유니그룹은 올 연말까지 최대 150억달러의 자금을 끌어 모아 인수합병(M&A)이나 생산 공장을 만드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칭화유니그룹이 가장 눈독을 들이는 시장은 메모리 반도체 분야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에 주로 쓰이는 메모리칩은 우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의 마이크론테크놀러지 등이 시장을 이끌고 있다. 자오 회장은 "메모리칩 투자가 일정 궤도에 오르면 200억달러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칭화유니그룹은 그러나 프로세서칩이나 위탁생산 분야는 관심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칭화유니그룹의 반도체 메모리시장 진출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있다. 상하이 소재 컨설팅 회사 iC와이즈의 구원쥔 선임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사업은 막대한 투자에 비해 이익 회수가 더디고 리스크도 크다"며 "협력 파트너와 원천 기술을 찾기 전까지는 신중한 접근을 요한다"고 조언했다.

해외 반도체 기업 M&A는 지속할 계획이다. 자오 회장은 "당국의 규제 걸림돌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M&A를 포기하지는 않겠다"고 강조했다.

칭화유니그룹은 최근 몇 년 새 굵직한 해외 반도체 회사 인수에 성공했지만 마이크론에 이어 웨스턴디지털을 사들이는 데는 실패했다. 웨스턴디지털의 경우 샌디스크 간접 인수의 수단으로 M&A에 나섰으나 미국 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자 도중에 발을 뺐다.

자오 회장은 "우리를 국유기업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오해"라면서 "진짜 국유기업은 정부에서 많은 지원을 받지만 우리는 시장에서 전적으로 스스로 돈을 번다"고 말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