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대전) 정일웅 기자] ‘임종을 지키지 못 했습니다….’ 가족, 친구, 동료 등 내 사람을 떠나보낼 때의 상실감은 크다. 하물며 어떤 이유에서든 마지막 순간을 함께 하지 못했다면, 지켜주지 못했다면 그 당시의 회한(悔恨)은 오랜 상처로 남을 수 있다. 그리고 그건 내 사람을 남기고 먼 길을 가야하는 이에게도 서글픈 순간이 될 성 싶다. 아무도 찾지 않는 좁은 공간에 갇혀 홀로 임종을 맞이한 이들에게 ‘고독사’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이유다. 한때 누군가의 가족이자, 친구, 이웃 더 넓게는 우리 사회의 구성원이었던 ‘그’가 아무런 인기척 없이 세상을 떠나는 일이 늘고 있다.
국회 김춘진 보건복지위원장(더불어민주당)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2015년 전국 무연고 사망자(일명 고독사)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무연고 사망자는 총 1245명으로 2011년부터 당해까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를 보인다.
연도별로는 2011년 682명, 2012년 719명, 2013년 878명, 2014년 1008명이 주변 사람들과 사회의 무관심 속에서 생을 마감한 것으로 집계된다.
지역별 현황에서 충청권은 낮게는 10%에서 높게는 38%까지 무연고사 비율이 높아졌다. 실례로 대전은 2014년 18명에서 2015년 22명(18%↑)으로 무연고사가 늘었고 같은 기간 충남은 35명에서 39명(10%↑), 충북은 19명에서 31명(38%↑)으로 각각 증가했다. 단 세종은 2014년과 2015년 각 두 명의 무연고사가 발생해 비율상의 변화는 없었다.
지난해 기준 전국에선 서울(338명), 경기(204명), 인천(119명), 부산(88명), 대구(87명), 경남(68명), 강원(56명), 경북(55명), 제주(47명), 충남(39명), 전남(32명), 충북(31명), 전북(25명), 대전·울산(각 22명), 광주(10명), 세종(2명) 등의 순으로 사망자 수가 적었다.
단 무연고사의 연도별 증가추세에서 전남은 2014년 대비 2015년 전국에서 유일하게 무연고사가 49명에서 32명으로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또 40·50대의 무연고사 비중이 65세 이상 노인보다 높다는 사실은 특이점으로 꼽힌다. 지난해 연령대별 무연고사 현황에서 50대는 368명으로 전체의 29.6%를 차지했고 60대는 282명(22.7%), 70세 이상은 267명(21.4%), 40대 172명(13.8%), 40세 미만 50명(4%) 등이 뒤를 이었다.
이는 무연고사가 노인계층에 집중될 것이라는 일반적 틀을 깨는 수치로 노인계층에 국한될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시사한다. 2014년 대비 2015년 연령대별 무연고사 증가율에서도 50대는 280명에서 368명(31.4%), 40대는 132명에서 172명(30.3%)으로 각각 늘어 65세 노인인구 증가율 28.2%(301명→386명)를 웃돌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일명 고독사로 불리는 무연고사의 급증은 경기침체로 인한 가정해체와 사회공동체 붕괴에 따른 부작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전국 무연고사 통계를 3년째 공개하고 있지만 이에 대응한 대책마련에는 단편적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며 “무연고사를 단순히 노인문제로만 인식하지 않고 정부와 지자체가 인식을 전환, 외롭게 생을 마감하는 불운한 이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처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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