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시중은행 금융지주사 중 사외이사 보수가 가장 많은 곳은 KB금융지주인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지난해 KB금융 사외이사 7명에 대한 보수 지급총액은 5억4500만원으로 1인당 평균 7800만원이 지급됐다. 신한금융지주는 사외이사 10명에게 각각 평균 5700만원을, 하나금융지주는 8명에게 평균 5625만원의 보수를 줬다.
비상장인 농협금융지주의 경우 지배구조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4명의 사외이사 중 1년간 재임한 2명에게 5700만원씩을 지급했다.
KB금융은 "지배구조와 관련된 회의가 상대적으로 많아서 사외이사 보수가 올라간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KB금융 사외이사들이 참석한 이사회는 14회로 신한금융 11회, 하나금융 8회에 비해 많이 열렸다. 농협금융 사외이사들은 연간 18번의 회의를 가졌다.
또 지난해 3월25일까지 KB금융 전 사외이사진이 참석한 이사회가 7회에 이를 정도로 연초에 집중돼 있었다. 이후 변경된 현 사외이사진은 3월 말부터 7차례 이사회에 참석해 5300만원의 평균 보수를 받았다. KB금융은 건강검진과 함께 회의 참석 등 필요할 때 운전기사 포함 승용차도 사외이사에게 제공했다. 다른 금융지주사는 건강검진만 제공했다.
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이 이사회에서 반대 의견을 제시한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KB금융의 경우 김영진 전 사외이사가 지난해 3월9일 열린 이사회에서 이사회 규정 개정 등에 "일부 내용이 불합리하다"며 반대 의견을 낸 것이 유일하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구성안과 지배구조 개선 관련안, 경영승계 규정 제정안 등에 일부 보류 의견을 냈으며, 현 사외이사진은 9개월간 단 한 차례도 반대나 보류 의견을 내지 않았다. KB금융은 이른바 'KB 내분사태' 때 사외이사 권력화를 견제하기 위해 임기를 2년에서 1년으로 줄이기로 했지만 지난달 말 현 사외이사진 전원에 유임 결정을 내렸다.
신한금융 사외이사들은 지난해 모든 안건에 대해 찬성했다. 하나금융 사외이사들은 지난해 7월 이사회와 감사위원회 규정 개정안에만 모두 반대 의견을 냈을 뿐 그 외에는 찬성 의견만 제시했다.
한 금융지주사 관계자는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미리 사외이사들을 찾아가 협의한 후에 이사회에 올리기 때문에 최종적으로는 반대가 나오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는 "사전 조율을 거친다는 점 외에도 집행부의 결정을 반박하려면 충분한 자료와 분석이 있어야 하므로 반대가 나오기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