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미국의 금리인상 연기로 글로벌 금융시장, 특히 달러강세 속 자국화폐 급락에 시달리던 신흥국 금융시장에 일시적 훈풍이 불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국의 대규모 자본유출이 지속되는만큼 중국 경제 펀더멘털 개선 전까지는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동결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난달 말 1240원대를 육박하던 원달러환율은 1160원대로 내려오며 2주 남짓한 기간동안 80원 가까이 하락했다. 지난달 1800선까지 밀려났던 코스피도 2000선을 육박했다.
하지만 중국의 경기둔화와 자본유출에 대한 우려는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중국의 경상수지 흑자는 이어졌지만 금융계정과 오차 및 누락을 통해 대규모 자본유출이 있었고 핫머니 유출이 지속되면서 불안감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한해동안만 1조달러 규모의 자본이 유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정진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지난 2014년 2분기부터 중국의 국제수지상 자본유출이 시작됐으며 오차 및 누락, 금융계정의 기타투자에서부터 점차 증권투자로까지 유출경로가 확대되고 있다"며 "증권투자에서 2014년 2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413억달러, 주로 은행 대출거래인 기타투자는 3304억 달러가 순유출됐다"고 말했다.
인민은행이 환율방어를 위한 시장개입에 나서면서 외환보유액 소진 우려도 증대되고 있다. 2014년 2분기말 4조달러에 육박했던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3분기부터 감소세로 돌아서 지난해 5127억달러가 감소하며 3조3300억달러까지 줄어들었다.
중국정부는 최근 자본유출이 경제주체의 해외투자 증가 등에 기인한 것으로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시장의 불안감은 지속될 전망이다. 이 연구위원은 "최근 중국 자본유출은 경기둔화 위기감에 따른 통화 약세 기대감에 기인하고 있어 경제 펀더멘털이 개선되기 전에는 자본유출 추세가 돌아서기 힘들 것"이라며 "현재 조정을 겪고 있는 중국 증시도 버블붕괴로 이어진다면 해외 투자자들의 중국 경제에 대한 신뢰가 더욱 약해지며 자본유출이 한층 가속화될 위험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가 외환보유액 감소를 억제하기 위해 환율의 일시적 조정, 자본통제 조치를 펼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아직 글로벌 금융시장 환경을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지적이다. 이 연구위원은 "중국정부의 자본자유화에 대한 정책신뢰도가 떨어지고 단기외채 한도 축소 등 조치가 있을 경우 중국 진출기업 및 은행들의 영업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아직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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