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북촌·성수동 등 6곳 해결책 본격 추진
인사동·대학로 문화시설 투자심사·타당성조사 진행…'도시재생'도 활용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임대료가 지나치게 올라 원주민이 쫓겨나는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서울시가 이번 달부터 본격적인 대책을 가동하기로 했다. 문화시설을 짓거나 지구단위계획을 손보는 등 각 지역별 특성에 맞춰 추진하는 게 특징이다. 자칫 논란이 될 수 있는 재산권 침해나 형평성 논란이 불거지는 걸 막기 위해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면서도 효과를 높이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14일 서울시에 따르면 대학로, 인사동, 성수동 등 젠트리피케이션이 심각한 주요지역 6곳에 대한 대책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앞서 지난해 11월 해당지역과 대책을 발표한 이후 후속절차로 당시 논의된 대책을 구체화해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가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이미 지가나 임대료가 오른 곳을 대상으로 정책적인 도구를 쓰는 만큼 재산권 침해 논란을 피하기 위해 각 지역별로 특성을 따져 사회적 공감대를 수반할 수 있도록 신경을 썼다"고 설명했다.
문화지구인 인사동과 대학로에는 문화시설이 들어선다. 국적불명의 질 낮은 제품이 범람하는 현 상권이 적절치 않은 데다 과거와 같은 문화ㆍ예술 기능을 강화하는 게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인사동 공예박물관은 현재 투자심사가 진행중이며 다음 달 설계공모를 진행할 예정이다. 종로구 풍문여고 자리를 매입해 9957㎡ 규모의 공예 박물관을 만들어 질 좋은 국산 공예품들을 전시하고 판매할 예정이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 착공할 것으로 서울시는 보고있다.
대학로에 짓기로 한 몰(mall)형 연극종합시설은 당초 계획을 바꿔 300석 규모의 극장과 전문연습공간, 세미나공간을 들이기로 했다. 당초 100석 규모의 소극장과 연극인 숙박시설을 지으려다 변경됐다. 좀 더 많은 사람이 시설을 이용하고 순환을 늘리기 위해서다. 서울시는 곧 타당성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서촌과 북촌, 성수동에는 지구단위계획을 통해 젠트리피케이션을 해결할 계획을 세웠다. 서울시는 최근 서촌에 용도변경을 통해 프랜차이즈 가맹점 입점을 제한하고 주거밀집지역에는 카페, 음식적 영업을 금지하는 지구단위계획 재정비안을 내놨다. 현재 북촌에 대해서는 연구용역이 진행 중으로 오는 10월 나올 결과를 본 후 지구단위계획을 손 볼 예정이다.
성수동은 도시재생활성화지역과 중첩되는 뚝섬지역의 지구단위계획을 재정비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 곳은 임대료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회적 기업에 초점을 맞췄다. 성동구청도 지역내 공인중개사에게 '상가건물 상생 임대차 표준계약서'를 사용토록 권유하고 있다. 성수동과 함께 도시재생활성화 지역에 포함되는 해방촌, 세운상가에 대해서도 도시재생을 통한 젠트리피케이션 해결방안이 논의 중이다. 세운상가의 경우 건물주와 임차인이 향후 5년간 임대료 상승을 9% 수준으로 제한하기로 한 바 있다.
아울러 시는 이르면 다음 주 '장기안심상가' 공고를 낼 예정이다. 이는 시가 노후 상가 건물주에게 3000만원까지 리모델링ㆍ보수 비용을 지원하는 대신 건물주는 임대료를 올리지 않고 임대기간도 보장하는 것이다. 또 소상공인이 상가를 아예 매입할 수 있도록 자금을 지원하는 자산화 전략도 현재 입법예고 중으로 다음달중 조례를 개정키로 했다. 지역별로 자산화전략을 추진하기 위한 용역도 이달 중 진행키로 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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