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그간 영화 속에 등장한 인공지능(AI)은 크게 두 부류였다. 어떤 세상으로 변해있을지 가늠하기도 힘든 먼 미래나, 알 수 없는 공간에서 나타난 '우주인'같은 존재가 첫 번째다. 이들은 주로 인류를 위협해 세상의 주인이 되고자하는 악으로 그려졌다.
인간이 다치거나 죽을 수 있는 방법으로도 죽지 않고 계속해서 존재한다는 점에서 공포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영화 '스페이스 오디세이'에서 먼 옛날 원시인들 사이에 떨어진 검은 돌기둥이나 영화 '터미네이터' 시리즈에서 인류를 위협하는 스카이넷 등이 그 예다.
구글이 개발한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가 바둑 최고수인 이세돌 9단에게 도전장을 내밀 정도로 인공지능 기술이 발달하고 있지만, 기술 개발 이번에 해결해야할 문제들이 있다. 영화 속에서 주로 등장하는 인공지능의 이미지를 통해 알 수 있듯 빅데이터로 방대해진 정보를 바탕으로 결국 인류를 위협하는 존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의 순기능 역시 영화 속에서 자주 등장한다. 영화 '아이언맨'에서 아이언맨의 똑똑한 비서 역할을 하는 자비스는 아이언맨이 위기에 처했을 때마다 시의적절한 정보로 아이언맨의 손과 발이 돼 준다. 최근에는 똑똑한 비서를 넘어서 운영체제(OS)와 사랑에 빠지는 내용(영화 'HER')도 영화화됐다.
그러나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프로그래밍된 아이언맨의 자비스 역시 또 다른 프로그래밍을 통해 이를 완전하게 통제받을 수 있다. 영화 HER에서 스칼렛 요한슨이 매력적인 목소리 연기를 했던 OS 역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단절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낳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인공지능이 화두가 된 현재 시점에서 서둘러 윤리적인 문제에서는 인공지능이 접근할 수 없도록 선을 그어야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이미 구글, IBM, 마이크로소프트(MS), 페이스북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들은 인공기능 기술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구글은 '경험'을 통한 학습으로 추론이 가능한 '머신 러닝' 방식의 인공지능 기술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IBM이 개발한 슈퍼컴퓨터 '딥블루'나 '왓슨' 등도 이 같은 원리로 체스와 퀴즈를 해결해냈다. 이 같은 기술의 진보가 빅데이터 등 방대한 정보와 이를 정교하게 분석하는 또 다른 기술과 만나면 영화 속 이야기들도 현실에 가까워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빅데이터 자체의 양 뿐만 아니라 여기에서 필요한 정보들만 추려 분석하는 기술까지 정교해지면서 인공지능은 글로벌 IT 업체들이 너도나도 뛰어들고 있는 분야"라며 "아직은 걸음마 단계지만 윤리적인 문제에서 충돌이 일어나지 않도록 선제적인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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