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실대 한국기독교박물관 발간
한-중 문화교류 연구 활성화 기대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숭실대학교 한국기독교박물관(관장 권영국)이 박물관 설립자인 고(故) 매산 김양선 교수가 수집한 홍대용의 서찰첩 6점을 엮어 '중사기홍대용수찰첩(中士寄洪大容手札帖)'을 발간했다.
최근 공개된 이 서찰첩은 청나라 문사(선비) 6인과 그 주변 인물들이 조선의 홍대용과 주변 인물에게 보낸 서찰을 모아 책으로 묶은 것이다. 6개의 서찰첩을 영인(원본을 사진으로 복사하고 인쇄)하고 원문과 탈초문과 번역문, 해제문을 수록해 중사기홍대용수찰첩(중국선비가 홍대용에게 보낸 편지와 시문)이라는 제목으로 발간했다. 서찰은 편지 색감을 그대로 재현하기 위해 한지에 칼라로 인쇄했다.
이 서찰집은 청나라 문사와 홍대용 간의 시문과 편지글로 구성돼 있어 이들의 교감과 문화적 교류가 담겨 있는 자료로 평가받는다. 홍대용과 청나라 문사가 나눈 서학 등에 관한 학문적 토론도 담겨 있는데, 홍대용이 질문한 청나라의 사회문화 풍습과 법규제도, 과학기술 분야 등 폭넓은 영역에 대한 답변이 수록돼 있어 당시 양국간 문물교류의 양상을 살펴볼 수 있다.
홍대용은 조선후기 실학자이자 과학사상가로, 1765년 사신으로 북경을 방문한 이후 청나라 문사들과 서찰을 통해 교류를 시작했다. 국경을 넘은 교류는 조선 문인들 사이에 관심과 반향을 불러 일으켰고 당시 팽배해있던 숭명반청(崇明反淸: 명나라를 숭상하고 청나라를 반대하는 사상) 탈피 및 한·중 문물 교류의 단초가 됐다.
홍대용에게 서찰을 보낸 중국 문사는 엄성(嚴誠)·엄과(嚴果) 형제와 시서화에 재능을 지녔던 반정균(潘庭筠), 육비(陸飛), 손유의(孫有義) 등 당대 뛰어난 학자들로 알려져 있다.
서찰의 탈초 번역은 한국학중앙연구원 김동석 박사(고문헌관리학 전공)가 맡았다. 김 박사는 번역 외에도 상세한 역주 작업을 병행하여 일반인들도 쉽게 내용을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한국기독교박물관 관계자는 "이번에 공개된 청나라 문사들이 홍대용의 서찰을 통해 한중 문화교류에 대한 연구가 더욱 활성화되고 심화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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