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대만 훙하이가 일본 전자기업 샤프를 7000억엔(약 7조7000억원)에 인수키로 하면서 일본 내에서는 벌써부터 양사의 시너지 효과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은 25일 훙하이의 샤프 인수 소식을 전하며 "경영 재건의 길이 순탄치 않다"며 시너지 효과에 의문을 표했다.
신문은 "훙하이에 인수돼도 샤프 브랜드는 유지되겠지만, 훙하이에는 액정표시장치(LCD) 패널과 가전 기획에 대한 노하우가 없다"며 "시너지 효과가 불투명하다"고 설명했다. 또 훙하이가 지난 2012년 샤프 본사에 출자하기로 했다가 취소하면서 양사간의 뿌리깊은 불신도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2012년부터 계속된 경영위기로 인해 샤프 내 많은 기술자가 해외기업으로 떠난 것 역시 문제로 지적된다.
마이니치신문은 한때 세계 1위였던 샤프가 결국 훙하이에 인수된 것은 과잉투자와 잘못된 경영판단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LCD 사업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2000년대 카메야마와 사카이 공장에 거액의 투자를 진행했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사태로 인해 수요가 급감하면서 LCD 패널 가격이 급락했다는 것이다.
또 한국·대만·중국 업체에서 기술력으로 추격당하면서 2012년부터 2013년까지 대규모 적자를 기록, 결국 경영위기에 빠졌다. 이후 경영재건 계획을 마련했지만 지난해부터 중국 경기둔화에 따른 수요 침체가 또 다시 발목을 잡았다.
이 때 손을 내민 것이 훙하이다. 일본 정부가 주도하는 민관펀드인 산업혁신기구(INCJ)가 훙하이와 최후까지 접전을 벌였지만, 좀 더 과감한 출자안을 제시했던 훙하이가 최종적으로 인수에 성공했다.
신문은 "샤프가 INCJ가 아닌 훙하이를 선택한 것은 향후 성장을 위한 투자 총액이 크고, (회사가) 되살아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이질적 문화의 외국기업 산하에 들어가 화학반응을 일으켜 재건에 성공할지 여부가 주목된다"고 밝혔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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