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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교도관과 男죄수의 섹스, 그곳에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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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윤작가의 '사건과 사랑 사이'


지난 13일(현지시각) 미국 뉴저지 주의 교도소에서 교사로 일하던 장모(42)씨가 트랜턴 교도소에 복역 중인 재소자 라시드 워커(35)와 성관계를 맺은 혐의로 체포된 사실이 보도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장씨는 워커와 가까운 사이였지만, 그녀가 재소자를 감독하는 교사 신분이었기 때문에 2급 성폭행 혐의가 적용됐으며 워커와의 성관계는 물론, 두 차례 임신으로 유산과 낙태를 한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로미오와 줄리엣 효과'


높은 담장 안, 각종 흉악 범죄를 저지르고 이곳 교도소까지 흘러들어온 재소자를 보고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게 가능할까? 익명을 요구한 한 교정직 공무원은 그럴 수도 있다고 털어놓는다. “일단 출근과 동시에 사복과 핸드폰을 따로 보관하기 때문에 외부와의 개인적인 연락이 어렵습니다. 사적으로 책을 가져와 읽는다거나 동료와 사소한 잡담을 나누는 일조차 할 수 없어요. 거기다 폐쇄적 공간에서 긴 시간을 머물다 보니 재소자가 이성으로 보이는 미묘한 순간이 있죠.”

女교도관과 男죄수의 섹스, 그곳에 무슨 일이… 사진 =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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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에서 말하는 ‘로미오와 줄리엣 효과’는 이 이상한 현상을 설명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금지의 벽이 높을수록 사랑의 갈구가 강해지는 현상이다. 실제 부모의 반대나 사회적 장벽과 같은 역경은 연인 간의 사랑을 더 깊게 만드는데, 어렵게 성취할수록 상대적으로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고, 가질 수 없다면 더 집착해서 갖고 싶은 - 인간의 심리가 이를 잘 대변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여성 교도관의 남자 교도소 근무가 가능하기 때문에 재소자 성추행 사건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법무부 통계조사국이 2700여 개 교정시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단 한 곳의 주교도소를 제외하고 모든 교도소에서 성추행이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무부의 다른 보고서에 따르면 600여 개의 교도소, 9만 2000명의 재소자를 상대로 설문조사 한 결과 교도관과 성적 접촉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전국적으로 평균 2%가 그렇다고 답한 것으로 확인됐다.


돈, 마약, 그리고 사랑


교도관과 재소자의 관계는 단순한 사랑에 그치지 않는다. 지난해 6월 미국 뉴욕주 클린턴교도소를 탈옥해 도주 중 사살된 리처드 맷의 경우 연인관계였던 교도소 직원이 줄톱 등 탈옥에 필요한 물품을 햄버거 패티에 숨겨 전달해주며 교도소 탈출을 도운 것으로 밝혀졌다. 비밀리에 교도소로 마약을 들여오는 운송책 역할을 한 교도관의 사례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위험을 감수한 사랑 위로 거액의 돈까지 얹어지니 그 관계가 보통의 연인과 같을 수 없다. 더 은밀하고, 단단하며 적발되는 순간의 결말은 이미 예정된 비극임에도 이 왜곡된 사랑은 해마다 그 수가 늘어나는 추세다.


남성 주도적 사회에서 높은 담장 안에 형성된 교도관과 재소자 간의 권력관계는 여성 교도관으로 하여금 왜곡된 쾌락의 주도권을 가능케 함과 동시에 극적 긴장감을 함께 선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범죄를 용이하게 만든다. 아울러 관계가 발각되어 성추행 또는 성폭행 혐의로 체포된다 해도 다소 높은 보석금을 책정 받고 풀려나기 때문에 이들이 맺고 있는 유착관계는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교도관의 노래 가사를 살펴보면 ‘굽은 나무 펴기보다 더욱 어려운 일, 우리가 맡았다’라는 구절이 나온다. 굽은 나무를 펴려는 간절한 마음이 '사랑'으로 변하기도 하는 것일까. 인간 관계와 관련된 사건들은 늘 짐작을
뛰어넘는다.




김희윤 작가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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