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해외자원개발 투자, 中·日에 10배 뒤쳐져
전경련 "한국 해외자원개발 사업 크게 위축"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국제유가가 1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저유가 시대에도 일본과 중국은 적극적인 해외자원개발 투자에 나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국은 비리 등의 문제로 해당 사업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11일 '한중일 해외자원개발 비교' 보고서를 내놓고 "저유가 시대를 해외자원 확보를 위한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기적으로 국제유가가 다시 상승할 경우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해외자원개발 투자액은 중국, 일본 대비 10배 이상 뒤쳐져있다. 2014년 한국의 투자액은 67억9300만 달러인데 반해 일본은 약 934억8400만 달러(11조4006억엔), 중국은 712억1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각각 한국 보다 약 14배, 10배 이상 많다.
투자액이 다르다보니 자원개발률에서도 차이가 난다. 일본의 석유·가스 자원개발률은 2014년 24.7%에 달했다. 한국은 2011년 이후 자원개발률이 14.4%로 일본의 약 절반 수준에 정체돼있다. 유연탄, 동, 철광 등 전략광물 자원개발률도 2014년 기준 한국은 32%, 일본은 60%를 상회하고 있다.
보고서는 한국의 해외자원개발이 위축된 이유 중 하나로 일본 대비 현저하게 낮은 예산과 정책금융 지원을 꼽았다. 우리나라 정부의 올해 해외자원개발 예산은 958억원으로 전년(3594억원) 대비 약 73% 삭감됐다. 반면 일본은 올해 우리나라의 6배인 약 5898억원(632억5000만엔)을 책정했다. 전년 대비 13% 증가한 금액이다.
또 정책금융 지원 규모도 2014년 기준 일본은 약 22조7000억원(2조2810억엔)을 지원한 반면 한국은 2조7000억원에 불과해 8배 이상 차이가 났다.
전경련은 "에너지 빈국이자 에너지 다소비 산업구조를 가진 우리나라의 경우 해외자원 확보가 필수적"이라며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산업 특성상 성공률이 낮고, 초기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만큼 정부의 지원이 필수적이라는 얘기다.
구체적으로는 해외자원개발의 마중물 역할을 하는 성공불융자금을 확대해 기업이 적극 탐사에 나설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관련 예산을 증액할 수 없다면 민간 투자 장려를 위해 올해 일몰이 예상되는 세제지원의 기한을 연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엄치성 국제본부장은 "저유가 상황이야 말로 해외자원개발의 적기"라며 "비쌀 때 사서 쌀 때 파는 개미식 투자방식에서 벗어나 기업들도 해외자원개발의 기술력과 전문성을 강화하는 등 질적 역량 향상에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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