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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비기자와 사이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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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섬의 <미디어 좌충우돌>

[아시아경제 이상국 기자]사이비기자라는 말이 있다. 언론계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선 듣기만 해도 부끄러운 말인데, 기사화(記事化)의 힘을 빌려 다른 이익을 챙기는 행위를 하는 기자를 가리킨다. 신문에 기사가 실리는 일은, 좋은 쪽이라면 큰 기회를 얻는 셈일 수 있지만, 나쁜 쪽이라면 치명적인 손해나 피해를 입을 수 있다. 그 불리한 내용이 허위라면 기자를 바로 제소할 수 있겠으나 어김없는 사실이라면 난감해진다. 언론은 독자나 국민의 알 권리를 이유로 기사화하려 하고, 그 사실의 출처가 되는 취재원은 그 기사를 덮거나 축소하려 한다.이 지점에서 금품 따위가 오갈 경우, 우리는 이것을 언론 부패 행위라고 말한다.



그러나 여기에도 애매한 중간 영역이 있다. 많은 기업이나 관청의 홍보실은 평소에 기자와 인간관계를 꾸준히 맺으면서, 비상시에 그 네트워크를 활용하려 한다. 평소에 밥먹고 술먹으며 쓴 홍보 비용이 '금품'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으나, 기자들은 취재원과 친밀하면 좋은 기사를 얻어낼 수도 있고 사건 흐름의 구체적인 감을 잡는데도 유리하다는 점을 들어 이같은 '친교'를 기자의 업무 영역에 포함시키는 편이다. 홍보실로서도 언론과의 유대를 갖는 것이, 기사를 왜곡시키려는 목적이 아니라 정확한 내용을 좀더 긴밀히 전달할 수 있는 채널을 확보함으로써 기사가 잘못 나가는 것을 막고 알릴만한 사실을 뉴스화할 수 있도록 하는 조정 역할이 중심이라고 주장한다.


상호 필요에 의한 이같은 유착이 언론의 생태계를 이루면서 기사화되는 '사실'들이 외부의 입김에 의해 꾸준히 조정되고 변질되어온 점 또한 쉽게 부인하기는 어렵다. 그리고 기자들은 이 공생의 생태계 속에서 취재활동을 하면서 '부패'와 '취재관행'의 경계에 대해 둔감해진다. 딱히 금품이 아니더라도, 상당한 이익이나 편의가 오가는 경우에도 당연시하기가 쉽다.



여기에 신문사의 기업 이익이 결합되면 더 복잡해진다. 신문사의 이벤트나 광고 수입을 위해 기사가 '거래'되기도 하고, 처음부터 그런 수익을 노려 기사를 쓰기도 한다. 언론사와 기업 홍보실이 기사와 '돈' 사이에서 서로 힘을 과시하며 물밑 전투를 벌이는 경우도 있다. 신문사의 기업 이익이 특정 기사와 직접 거래되는 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보험처럼 차후에 효력을 발휘한다. 기자들을 동행하는 프로젝트들은 기업이 언론을 접대하는 오래된 방식이기도 하다. 기자들의 단체에도 후원이 들어온다. 이것은 기사화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어 보이지만, 향후 어떤 기사에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


언론과 취재원이 결탁하여 공생하는 이 환경은, 언론이 다루는 기사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려왔지만 언론이 이런 관행에서 자유롭기는 현재로선 거의 불가능하다. 기업이나 관청에 만들어져 있는 기자단 시스템은 언론취재와 홍보 사이에 존재하는 '기묘한 중간세계'를 담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좀 더 자유롭게 취재할 수 있도록 장을 만들어주는 취지를 양쪽 다 외치고 있지만, 사실은 양쪽 다 특권의식과 사심(私心)을 감추고 있다. 물론 취재원의 홍보 행위가 언론 행위에 반드시 장애가 되는 것은 아니다. 홍보의 순기능 또한 상당 부분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취재원을 적대시하는 것이 언론의 정도(正道)일 수는 없다.다만 이런 공생시스템이 신문의 콘텐츠를 변질시키는 핵심이라면, 언론시장 전체가 위기에 봉착한 지금 시점에서 전반적인 재검토가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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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 사이비언론에 대한 비판들은, 재정기반이 열악한 지역신문이나 신생신문의 행위에 대한 지적인 경우가 많았다. 최소의 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거두기 위해 지역 기업이나 관청에 대해 지속적이고 자극적인 비판 기사를 게재함으로써 그들의 주목을 끌고 뒷거래를 압박하여 수익으로 연결시키고자 하는, 노골적인 언론 부패의 행태를 저지르는 경우이다. 매연이나 오수를 배출하는 기업을 찾아가 사진을 찍고 기사를 게재하겠다고 위협하여, 신문을 강매하거나 광고를 유료 게재하도록 하는 일이 많았다. 이런 노골적인 기사거래는 대개 법적인 처벌로 이어지지만, ‘사이비 기자들’에 대한 인상은, 한국 기자 전체에 대한 인상으로 확장된 감이 있다. 이럴 때 “우린 그렇지 않아” 혹은 ‘나는 그렇지 않아“라고 강조하지만, 가만히 언론 관행들을 들여다보면 아직도 씻어내야할 얼룩이 적지 않다는 생각이다. 나는 사이비기자와는 비슷해보이지만 사실은 '진짜 기자'인 사이시(似而是)기자이던가, 과연?



이상국 기자 isomis@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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