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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떨고있니, 토종로펌V…외국로펌의 진격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7초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수십 조 원짜리 싸움터에서 벌어지는 토종 로펌(방어)과 외국 로펌(공격) 간의 혈투.'


한국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의 단면이다. 자본시장연구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M&A 시장은 약 87조원 규모였다. 최근 3년 동안 4배 이상으로 높아진 수치다.

앞으로도 해를 거듭할수록 시장 규모가 커질 것이란 관측에 이견은 별로 없다. 당장 올해 100조원은 가뿐히 뛰어넘을 분위기다. 싸움터의 크기와 가치가 그만큼 커지는 셈이다.


경쟁 또한 점점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전통적 시장지위를 지키려는 국내 법무법인(로펌)은 조용하면서도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해외 로펌의 공격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거래 규모와 순위의 폭을 다소 좁게 잡아 따지면 아직은 '토종의 방어막'이 제법 두터워 보인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톰슨로이터와 주요 로펌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올해 상반기 국내 M&A 시장은 '토종의 자존심' 김앤장이 선도했다.


김앤장은 M&A 자문 규모에서 1위(약 428억 달러)였고, 그 뒤를 태평양(약 278억 달러), 광장(158억 달러), 율촌(62억 달러), 세종(45억 달러) 등이 차례로 쫓고 있다. 상위 1~5위 자리를 국내 로펌이 꿰차고 있는 형국이다.


[라이벌]떨고있니, 토종로펌V…외국로펌의 진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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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범위와 기간을 더 넓혀 따지면 얘기는 달라진다. 블룸버그는 올해 들어 지난 9월까지 국내 M&A를 자문한 상위 20개 로펌 중 절반을 훨씬 넘는 14개가 외국 로펌이라고 분석했다.


톰슨로이터의 집계에서도 실적 6~9위 자리는 '클리어리 고틀릿&해밀턴', '클리포드 챈스', '모리슨&포스터', '웨일 갓셜 앤 메인지스' 등이 순서대로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상위 지위는 여전히 토종 로펌들이 지키고 있지만, 시장 전체를 놓고 보면 외국 로펌들의 점유율이 만만치 않다는 얘기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활동하는 외국의 대형 로펌은 30개 안팎이며, 앞으로 더 많은 로펌이 국내로 유입될 것이란 게 우리 로펌들의 공통된 전망이다.


그렇다고 국내 로펌들이 순식간에 지금의 자리마저 내어줄 것으로 보긴 어렵다.


국내 대형 로펌에서 M&A 자문을 받아온 한 대기업의 전략ㆍ기획 부문 관계자는 "한국의 M&A 관련 절차에는 한국만의 독특한 특징이나 기업문화가 복잡하게 얽히고설켜 있다"고 말했다.


단순하게 기술적으로만 볼 수는 없고, 전통 등을 따지기 때문에 비용의 이점이나 국제적 인지도만 보고 외국 로펌으로 섣불리 갈아타긴 어렵다는 설명이다.


변수는 법률시장 3단계 개방이다. 내년부터 차례로 한국 로펌과 유럽연합(EU) 로펌, 한국 로펌과 미국 로펌의 합작법인 설립이 가능해진다.


정부가 관련 법안을 제출하면서 송무 및 대정부기관 업무, 공증, 노무, 지식재산권 업무 등 국내법 관련 업무의 상당 부분을 합작법인 업무 범위에서 배제했지만, 실효 여부는 미지수다.


국내 대형 로펌의 한 관계자는 "규제 장치를 둔다고 해도, 기업 M&A 시장이 워낙 크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토종업체가 보호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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