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한국거래소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내용의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의결하려던 국회 정무위원회 계획이 여야 간 대립으로 무산됐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1일 오전 10시 열릴 예정인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취소했다.
당초 법안심사소위에서 거래소 지주회사 체제 전환 관련 법안을 논의하고 전체회의를 열어 법안을 의결하려던 계획이었지만 야당 측이 회의 개최를 반대하면서 회의 자체가 취소됐다.
이에따라 여당 측은 2일에 법안 심사 소위를 다시 열자고 야당 측에 요구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오전 법안심사소위와 전체회의도 무산됐었다. 정무위 법안심사소위는 지난달 27일 거래소 지주회사 체제 전환 관련법에 대한 조정을 마무리하고 의결 절차만을 남겨둔 상태였다.
정무위 여야 간사 합의로 급물살을 타던 거래소 지주회사 체제 전환 관련법 처리가 다시 위기에 놓인 것은 본사를 부산에 둬야 한다는 조항이 쟁점 사안으로 부각됐기 때문이다.
거래소가 공공기관에서 해제됐는데도 민간기업의 본사를 법으로 규정하는 게 적절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따라서 본사 규정을 빼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부산 지역 의원들이 이를 강력 반발하고 있어 합의까지는 어렵다는 게 정무위 안팎의 분위기다.
국회 한 관계자는 "야당뿐만 아니라 여당 의원들도 거래소의 본사 규정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며"내년 총선을 앞두고 부산 지역과 타 지역 의원 간의 정치적인 논리가 작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와 관련 전날 야당 간사인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소위 일정이 취소된 직후 기자들과 만나 "거래소가 지주회사가 돼 기업공개(IPO)가 되면 본사 소재지를 법에 규정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업계와 정치권 안팎에서는 거래소 상장차익의 사회환원 방안과 함께 본사 규정마저 쟁점사안으로 부각되면서 거래소 지주회사 체제 전환 관련법 통과가 더욱 꼬이게 됐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치적인 논리에 거래소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가 물 건너갈 수 있다"며 "본사 규정과 사회환원 방안보다도 거래소의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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