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군인공제회가 민간군사기업(PMC) 진출사업을 추진해 논란이 되고 있다. 군인공제회가 군관련 사업을 추진하면 낙하산 군 인사가 불가피하고 만성적자 악순환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1일 군인공제회에 따르면 군인공제회는 국방개혁 2030에 따라 병력이 63만 명에서 52만 명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기타 임무를 군인공제회의 PMC가 맡아야 군대가 전투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군인공제회는 비전투분야 전반으로 확대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면 국방비 절감은 물론이고 질 높은 서비스를 장병들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군인공제회는 30일 주관한 토론회에서 지난해 전투시뮬레이션 개발, 식자재 납품, 시설물 관리 등으로 전체 매출의 12.7%인 1,55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군인공제회가 군관련사업을 위해 전문성이 부족한 군인사를 진행할 것이고 만성적자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2010년 이후 최근 5년간 본부장급 이상 승진 및 채용자 22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12명이 군 출신이다. 군인공제회 산하기관도 마찬가지다. 군인공제회가 보유한 8개 사업체의 임원 18명 가운데 3분의 2는 군 또는 군인공제회 출신이다. 또 8개 사업체의 대표이사 가운데 6명은 육ㆍ해ㆍ공군 장성 출신이다.
군인공제회의 자산운용 심의기관인 '자산운용심의위원회' 위원의 절반 이상은 재경(財經)과 전혀 상관없는 군인 출신이다. 자산운용심의위원회 위원 9명 중 6명은 군인 출신이다. 군 출신 위원 6명 중 재정 관련 경험이 있는 사람은 단 1명(재정 중령 출신)에 불과하다.
전문성을 배제한 낙하산 인사를 하다보니 성과도 부진했다. 군인공제회의 경영실적은 2010년 -2428억원, 2011년 -3536억원 등 적자를 기록하다 2012년에 350억원의 흑자를 냈지만, 지난해에 다시 548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최근 4년간 적자 규모가 6162억원에 달하는 것이다.
막대한 자금을 투자한 사업에서는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국회 국방위 소속 백군기 의원의 자료에 따르면 군인공제회는 부동산개발(PF사업) 76개 사업에 5조5000억원을 집중 투자했다. 하지만 16개사업은 투자한 금액의 회수가 지연되고 있고 6개 사업에 투자한 6776억원은 한 푼도 회수하지 못하고 있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군인공제회가 PMC분야에 진출하게 되면 당초 취지였던 장병들의 전투임무외 시간 효율성, 일자리창출 등 당초 취지와 어긋날 수 있다”면서 “병사들도 이런 사업을 보면서 군에 대한 불신만 쌓은채 제대할 것이고 결국 군에 대한 국민적인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군인공제회 관계자는 " 군경력직은 전체직원의 18%이며 군경력직의 경우는 군입사 후 다양한 직무경험, 자격증 취득, 직무교욱 등을 통해 자산운용 및 투자관련 업무수행 능력을 구비하고 있다"며 본부장급 군경력직은 충분이 그러한 사항에 대해 경험과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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