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 제자에게 가혹행위를 한 '인분 교수'에게 징역 12년이 선고됐다.
26일 수원지법 성남지원 제1형사부(고종영 부장판사)는 사회 통념과 정도를 지나쳐 죄질이 극히 불량한 범행에 대한 중벌 의지를 반영해 제자에게 잔혹한 가혹행위를 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인분 교수'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이는 대법원이 정한 양형 기준의 상한(징역 10년 4개월)과 검찰 구형량(징역 10년)을 넘는 무거운 형량이다. 법원은 사회적 통념을 넘어서는 불량한 죄질의 피고인에게 양형기준을 넘는 중벌을 내리고 있다.
고 부장판사는 경기도 모 대학교 전직 교수 장모(52)씨와 제자 3명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장 피고인이 저지른 일련의 행위는 육체적 가혹행위를 넘어 한 인간의 존엄성을 무참히 훼손하고 인격을 말살하는 정신적 살인행위로 볼 수 있다"며 죄질이 불량함을 지적했다. 또한 가혹행위를 지시해 잔혹한 범행에 가담한 제자들의 인격까지 파멸로 이끌었다고도 했다.
재판부는 범행이 상당한 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이뤄진데다 중한 상해, 피지휘자에 대한 교사, 잔혹한 수법 등은 대법 양형 기준이 정한 특별가중인자로 인정돼 양형에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고 부장판사는 "장 피고인은 자신이 대표를 맡은 디자인 학회에서 신적인 존재로 군림하며 제자이자 부하직원인 다른 공범들과 함께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잔혹한 수법으로 폭력을 행사했다"며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수사가 임박하자 야구방망이, 캠, 가해자들과 피해자의 휴대전화 등 주요 증거를 인멸했고 수사단계에서는 다른 공범들에게 허위진술을 교사하는 등 범행 후 죄질이 불량한 점도 중형 선고의 판단 근거로 삼았다.
인분 교수의 경우처럼 양형 기준보다 높은 중형을 선고한 사례는 더 있다.
2012년 5월에는 광주지법 제6형사부(문유석 부장판사)가 학교 공금 13억원을 횡령해 흥청망청 쓴 모 고등학교 행정실 직원에게 양형 기준을 넘은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양형 기준에 따른 권고형 범위는 횡령 이득액의 5억∼50억원 미만이면 2년 이상 5년 이하였다.
이달 17일엔 광주지법 순천지원 형사2단독 임형태 판사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조직의 국내 모집책과 인출책에게 양형 기준보다 많은 징역 7년과 징역 5년을 선고해 엄벌을 내렸다.
당시 임 판사는 "전화금융사기는 큰 사회문제가 되고 있음에도 오히려 극성을 부리는 등 대한민국의 사법기관을 우롱하는 단계에 이른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러한 범죄는 일벌백계로 다스릴 필요가 있어 중형을 선고한다"고 판결 취지를 밝히기도 했다.
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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