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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머니의 공습…무서운 中錢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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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한국 주식 보유액 처음 10조 넘어…5년새 3배 이상 증가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중국이 한국 자본시장에서 영향력을 급속도로 키우고 있다. 한계기업 구조조정과 투자 활성화 차원에서 반길 일이지만 '먹튀(먹고 튀다)' 논란 등 우려도 적지 않다. 긍정적인 효과를 극대화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법적·제도적 안전장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중국이 보유한 우리나라 상장주식은 지난달 말 현재 10조2630억원으로 처음 10조원을 넘어섰다. 압도적 1위인 미국(177조3050억원)과 그 뒤를 잇고 있는 영국(35조5040억원) 등에 비하면 아직 적지만 가장 빠르게 투자 규모를 늘리고 있다.

2010년말 3조원대에 불과했던 중국의 한국 주식 보유 규모가 약 5년 만에 3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한국 주식을 보유한 상위 15개국 중 유일하게 세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중국의 한국 상장채권 보유 규모도 급격히 늘고 있다. 2010년말 6조5695억원에서 지난말 말 현재 17조2830억원으로 163.1% 증가했다. 보유 규모 순위는 4위에서 2위로 올라서며 1위인 미국(18조2020억원)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3조5000억달러가 넘어 전세계에서 가장 많다. 위안화가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통화로 편입되면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대폭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만큼 중국의 영향력도 더 커지게 된다.


중국 금융자본과 기업자본도 세계 시장에서 과감한 투자에 나서고 있다. 중국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한국은 중국 자본의 주 무대가 되고 있다.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기업들이 많고 자본시장도 비교적 투명하게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자본의 한국 투자는 중국 정부의 해외 투자 장려 정책과 핵심 기술을 확보하려는 중국 기업들의 수요가 맞물리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빠르게 늘고 있다.


올해만 해도 중국 자본은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13억달러(약 1조5000억원)에 달하는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가장 규모가 컸던 것은 지난 2월 중국 안방보험의 동양생명 인수였다. 인수금액이 1조650억원에 이르렀다. 이를 제외하고도 약 4000억원으로 지난해의 20배 가량 급증했다.


지난달 30일에는 중국 신세기그룹이 차량용 블랙박스 제조업체인 미동전자통신을 인수했다. 동부그룹 계열사였던 동부로봇(현 DST로봇)과 애니메이션 제작사 레드로버도 중국 기업에 넘어갔다.


이 같은 중국 자본의 '공습'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단기간에 기술과 노하우를 빼가면서 장기적으로 한국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2005년 쌍용차를 인수했던 중국 상하이자동차의 기술 유출 의혹 및 대량 정리해고 사태가 대표적인 사례다. 인수 당시 상하이자동차는 장기적인 투자 계획을 밝혔지만 결국 먹튀라는 오명을 남기고 철수했다. 기술 유출 혐의로 재판을 받았던 쌍용차 임직원들이 2012년 무죄를 선고받기는 했지만 먹튀 논란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한계기업을 구조조정하고 국내 자본시장의 투자를 활성화하는 차원에서 중국 자본의 국내 러시는 반길 만한 일이다. 문제는 선순환 구조를 이뤄낼 수 있는 정책과 제도적 뒷받침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중국 등 해외 자본의 국내 투자 확대는 환영할 일이지만 손을 놓고 있다가는 더 큰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투기성 해외 자본을 사전에 방지하고 불법·편법적 기술 유출을 막을 수 있는 법적 보호장치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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