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일본 국내총생산(GDP)이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일본 정부가 세워놓은 경기회복 시나리오가 삐걱대고 있다고 16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보도했다.
정부와 민간 이코노미스트들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3분기 GDP 성장률이 상승세로 돌아서며 경기가 완만히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 보니 상황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3분기 GDP 성장률은 연율 기준 0.8% 하락, 시장 전망치를 크게 하회했다.
중국과 아시아의 경제둔화 속도가 예상보다 컸고, 결국 기업이 설비투자를 미룬 것이 주된 이유다.
일본은행의 '9월 전국기업 단기경제관측조사'에 따르면 올해 대기업 설비투자 계획은 전년 대비 10.9% 증가, 6월(9.3%) 조사치보다 상향조정됐다. 그러나 이같은 계획이 실제 투자로 이어지지 않는 것이 문제다. GDP 중 설비투자 항목은 지난 2분기 전분기 대비 1.2% 감소했으며, 이번 3분기에도 1.3% 감소했다.
내각부는 4분기부터 경기가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수 있다고 내다봤지만, 글로벌 시장침체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남아있는데다 이번 파리 연쇄테러로 인한 투자심리 위축 등 불안요인이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적극적으로 부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시야마 히토시(石山仁) 미쓰이스미토모자산운용 수석전략가는 "저금리임에도 은행의 기업대출은 오히려 줄고 있다"며 "경기부양을 위해 일본은행의 추가 금융완화에 대한 기대가 더욱 높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니시오카 준코 미쓰이스미토모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사상 최고수준 기업 수익을 올리고 있음에도 불구, 일본 경제의 성장에 대한 기대가 부족하고 해외 경제도 불안하다"며 "정부가 추경예산을 편성하는 동시에, 일본은행도 기업의 투자의욕을 자극하기 위한 추가 금융완화를 내년 1월께 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재계 역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일본 게이단렌(經團連)의 사카키바라 사다유키 회장은 16일 GDP 성장률이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에 대해 "경기 부양책 마련을 우선순위로 놓고, 어떤 부양책을 마련할지에 대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며 추경편성을 포함한 정부의 정책 대응을 요구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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