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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에서 '환영' 성명까지…삼성정밀 치열했던 108시간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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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롯데, 대의원 간부까지 노사간 치열한 밤샘토론
'파업' 대신 '화합' 성명서 문구 하나하나까지 챙기며 믿음 쌓아
당혹감, 상실감 있었지만 지금은 "그래, 한번 가보자!" 한마음


'충격'에서 '환영' 성명까지…삼성정밀 치열했던 108시간 재구성 ▲지난 3일 성인희 삼성정밀화학 사장(사진 왼쪽 두번째)와 이동훈 노조위원장(사진 왼쪽 첫번째)이 삼성-롯데 빅딜과 관련해 노사공동성명서를 발표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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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삼성그룹과 롯데그룹의 화학3사 빅딜이 발표되기 하루 전인 지난달 29일 오후 5시30분. 성인희 삼성정밀화학 사장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그룹으로부터 다음날 '중대한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전해들은 직후였다. 성 사장은 곧장 이동훈 삼성정밀화학 노조위원장을 찾았다.

"내일 회사가 롯데케미칼에 매각된다. 우리 직원들의 충격을 어떻게 보듬을 수 있겠는가?" 성 사장과 이 위원장은 머리를 맞댔다.


지난달 25일 수원사업장에서 나와 갓 짐을 푼 서울 삼성동 글라스타워 26층. 성 사장과 이 위원장, 이창건 인사담당 이사, 노조 사무국장 등 4명은 빅딜이 발표된 30일 오후 3시에 한 자리에 모였다. 급작스러운 발표에 다들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올 초 삼성토탈, 삼성종합화학 등의 화학사들이 한화그룹으로 넘어갈 때부터 불안했다. 지난달 수원사업장에서 짐을 뺄 때 이미 매각은 예상했다. 그러나 예상보다 빨리, 신속하게 이뤄진 빅딜에 직원들의 당혹감과 상실감은 컸다. 이에 이들 4인방이 가장 고심한 부분은 '동료'였다. 이미 한 차례 200여명에 달하는 동료를 '내 손'으로 내보내야했던 뼈아픈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빅딜은 발표됐지만 회사 내부는 여전히 뒤숭숭했다. 빅딜 이후인 주말 내내 난상토론이 벌어졌다. 밤 9시에 노조대의원 50여명이 모여 자정까지 의견을 나눴고, 이어 간부들이 참석해 새벽 1시30분까지 질긴 토론을 이어갔다. 고성이 오갔다. 간혹 '투쟁'을 논하는 이도 있었고 반대발언 수위를 높이자는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앞서 한화 빅딜을 보며, 실익을 챙기는 것이 우선이라는 데에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에 '파업' 대신 '화합'을 택했다. 노조는 5가지를 요구했다. ▲신동빈 회장의 회사 방문 ▲명확한 고용ㆍ처우 보장 ▲적극적인 투자 확대ㆍ지원 ▲창조적 파트너십에 대한 지지ㆍ지원 ▲소통과 상생의 실천 강화 등이다. 이러한 성명서를 만들기까지 문구 하나하나 다시 들여다보며 2일 새벽까지 장장 8시간동안 검토를 거듭했다.


삼성정밀화학 노조는 결성된 지 43년 된 삼성 계열사 중 몇 안되는 노조다. 여느 노조처럼 회사와 반목과 대립을 수없이 겪었지만 2011년 성 사장이 취임하면서 달라졌다. '창조적파트너십'이라는 새로운 노사관계를 구축하고, 노조와 회사가 '대립'이 아닌 '상생'하는 관계로 발전시킨 것.


다른 사업장에서 불가능하다고 하는 일들을 가능하게 한 것은 노사간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창건 이사는 "진정성이 통했다"고 말했다. 이 이사는 "성 사장과 이 위원장은 한 몸"이라며 "회사의 모든 대외행사에 동행한다"고 말했다. 해외출장을 갈 때나 바이어를 만날 때, 신규인재를 채용할 때에도 노와 사가 함께 했다. 그는 이를 신뢰가 '뭉쳐져 있는 상태'라고 언급했다. 이번 빅딜 건에서 노사가 한마음으로 성명서를 발표한 것도 이같은 배경이 밑바탕 되어 있기에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 이사는 "당시 당혹감과 상실감이 있었지만 지금은 직원들 모두 한 마음으로 "그래, 한번 가보자"라는 믿음이 형성된 상태"라며 "새로운 곳에서 더 큰 성장가능성을 발견하고 이를 추진하기 위해 모두가 의기투합하고 있다"고 말했다. 목소리는 다 쉬어 허스키했지만 말은 강건했다.


"삼성에서는 비주류였지만 롯데에서는 주력 계열사가 되어 '초일류 스페셜티 화학사'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한번 힘껏 뛰어올라보려고 합니다. 늘 위기를 기회로 삼아온 삼성정밀화학의 '성공 DNA'를 롯데에서도 발휘하겠습니다. 그때 다시 한번 평가하시죠."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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