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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상고심 선고…'살인' 혐의 인정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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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세월호 선장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 상고심…대형 인명사고 적용 최초 사례될지 주목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세월호 참사는 단순 사고가 아닌 '살인'이라는 판단을 대법원이 내릴 것인지 법조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대법관 김소영)는 12일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준석 세월호 선장에 대한 상고심 선고를 내린다.

세월호 참사의 핵심 책임자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지목됐지만, 그는 숨진 채 발견돼 '공소권 없음' 처분을 받았다. 따라서 세월호 운항을 책임졌던 이 선장에 대한 법원의 판단은 이번 참사를 둘러싼 법적인 판단을 상징하는 의미가 있다.


세월호 상고심 선고…'살인' 혐의 인정될까 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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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고 학생을 비롯한 304명의 희생을 단순한 해상 사고로 볼 것인지, 누군가에 의한 '살인'이라고 볼 것인지에 대한 '최고법원'의 판단이 남아 있다.


검찰은 이미 이 선장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해 기소한 바 있다. 이번 재판의 최대 관심사도 대법원이 부작위에 의한 살인 혐의를 인정할 것인지에 쏠려 있다. 세월호 승객들이 숨질 수 있는 위험 상황이라는 점을 알면서도 고의로 구호를 외면했는지가 초점이다.


대법원이 이를 인정할 경우 대형 '인명 사고'에 있어 보호 책임자에게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를 인정하는 최초 사례가 될 전망이다. 대법원도 이번 사건을 전원합의체로 회부할만큼 법리적 판단에 고심을 거듭했다. 이는 하급심 판단이 엇갈린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1심 법원은 이 선장의 살인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고, 2심 법원은 '유죄'를 선고한 바 있다. 법원 판단이 엇갈린 배경은 이 선장의 '퇴선 명령' 여부다.


광주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임정엽)는 지난해 11월 1심에서 "이 선장이 해경 경비정이 도착할 무렵 2등 항해사에게 '승객들을 퇴선시키라'는 지시를 했다"고 판단했다.


반면 광주고법 형사5부(부장판사 서경환)는 지난 4월 2심에서 "퇴선 명령 지시가 있었다고 인정되더라도 수반된 조치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서 형식적이고 무의미한 것"이라며 "퇴선방송 지시는 없었다고 인정함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2심 재판부는 이 선장이 배에서 내릴 무렵에도 선내 대기방송이 흘러나온 점에 주목했다. 2심 재판부가 이 선장의 살인죄를 유죄로 판단한 것은 세월호 희생자들을 충분히 살릴 수 있었다는 판단이 담겨 있다.


서울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장인 오영중 변호사는 "12일 대법원 판결은 대형 재난 참사에서 보호 의무를 지닌 책임자에게 '부작위에 의한 살인'의 책임을 물을지를 결정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면서 "선장의 책임을 묻는 것과는 별도로 국가책임을 배제할 것인지에 대한 또 다른 쟁점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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