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등 12곳 영업익 전년동기 대비 증가
박스권 코스닥 반등 기대감 커져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3분기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인 국내 제약ㆍ바이오 업체들이 잇따라 깜짝 실적을 내놓고 있다. 이에 두달 넘게 700선을 뚫지 못하고 박스권에 갇힌 코스닥이 반등할 수 있을지 기대가 커지고 있다.
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까지 3분기 실적을 발표한 20개 제약사 중 한미약품 등 12개 기업(지난해 3분기 실적 없는 2곳 제외)의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했다. 이들 기업의 영업이익 총합은 1528억원으로 전년동기(759억원) 대비 101.3%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도 1조2078억원에서 1조4872억원으로 23.1% 불었다.
영업이익 증가세가 가장 뚜렷한 곳은 한미약품이다. 한미약품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35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802%나 증가했다. 매출도 49.6% 늘어난 2683억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신제품 발기부전치료제 '구구'가 9월 한달간 시알리스 제너릭(복제약) 처방수량에서 1위를 기록하는 등 높은 인기를 끌면서 실적을 견인했다. 지난 7월 독일 베링거인겔하임과 체결한 내성 표적 항암신약(HM61713)의 라이선스 계약금(약 567억원)과 주요 임상시험 종료에 따른 연구개발(R&D)비용 감소도 실적에 힘을 보탰다.
LG생명과학도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239.2% 늘어난 189억원을 기록하며 5년만의 최대 증가폭을 보였다. 미용성형용 필러 '이브아르'의 중국 등 해외 수출액이 500% 급등하면서 실적을 끌어올렸다. 개발 당뇨신약인 '제미글로'의 기술수출료(마일스톤) 유입과 농약의 주요 원료인 원제 수주가 증가한 것도 어닝서프라이즈를 이끌었다.
이밖에도 유한양행과 녹십자 등 주요 제약사들이 분기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는 등 선전했지만 주가는 오히려 부진했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에 따른 내수 부진으로 3분기 실적이 악화될 것으로 우려했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증가한 12개 기업 중 한미사이언스를 제외한 11개 기업의 3분기 주가는 모두 하락했다. 바이오랜드(-39.1%), 대웅제약(-36.2%), 녹십자(-27.1%) 등의 순으로 하락폭이 컸으며 평균하락률은 20%에 달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도 742.27에서 678.48까지 8.5% 미끄러졌으며, 지난 8월18일 700선이 무너진 이후 좀처럼 이를 돌파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제약ㆍ바이오 기업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평가)이 7월 최고점 대비 크게 떨어지는 등 바닥을 다지고 있다며 반등을 점치고 있다.
노경철 SK증권 연구원은 "국내 제약ㆍ바이오 관련주의 밸류에이션이 3~4분기 사이 크게 떨어지는 등 바닥을 찍은 상황"이라며 "연말로 갈수록 이들 기업의 성장 모멘텀도 살아나 지수에 힘을 보탤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연말까지 알짜 제약ㆍ바이오 기업이 코스닥시장에 대거 신규ㆍ이전상장 한다는 점도 호재다. 의학ㆍ약학 연구 개발업체 아이진과 물질성분 검사ㆍ분석기업 엠지메드가 연말까지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할 계획이다. 휴젤, 케어젠 등도 올해 코스닥에 신규 입성할 예정이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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